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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사망보험금은 상속인 고유재산…즉시연금보험도 마찬가지"

대법 "사망보험금은 상속인 고유재산…즉시연금보험도 마찬가지"
상속형 즉시연금보험에 가입한 부모가 사망한 뒤 자녀가 받은 보험금은 상속재산으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대법원 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A 씨가 사망한 B 씨의 자녀들을 상대로 낸 대여금 소송을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지난달 29일 사건을 부산지법에 돌려보냈습니다.

생전에 B 씨는 1998년 A 씨에게 3천만 원을 주기로 약속하고서 지키지 않았습니다.

A 씨는 B 씨를 상대로 소송을 내 2008년 승소 판결을 받았는데도 B 씨는 끝내 돈을 갚지 않다가 2015년 숨졌습니다.

B 씨는 사망했을 때 상속형 즉시연금보험에 가입한 상태였습니다.

가입자가 보험료 1억 원을 일시 납입하고 나면 매월 일정한 생존연금을 받다가 만기까지 생존하면 자신이, 그전에 사망하면 보험수익자가 원금을 받는 형태였습니다.

보험수익자로 등록된 자녀들은 B 씨 사후 2016년 보험금을 받았습니다.

2017년에는 B 씨가 남긴 재산 한도 내에서 채무를 갚는 조건으로 상속받는 '상속한정승인'을 했습니다.

이 경우 법원에 상속재산 목록을 제출해야 하는데 보험금은 목록에서 빠졌습니다.

받을 돈이 있던 A 씨는 자녀들을 상대로 돈을 달라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자녀들은 상속한정승인을 했으므로 상속재산 범위를 초과해서는 변제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A 씨는 자녀들이 받은 보험금이 상속재산인데 이것을 받으면서도 상속재산목록에 기재하지 않아 '법정단순승인' 사유에 해당한다고 맞섰습니다.

법정단순승인이란 사망한 사람의 재산과 채무를 모두 상속받는 형태입니다.

A 씨는 1·2심 법원에서 승소했으나 대법원에서 판단이 뒤집혔습니다.

대법원은 우선 상속형 즉시연금보험도 "사람의 사망과 생존 모두를 보험사고로 하는 생명보험계약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면서 자녀들이 받은 돈이 B 씨가 생전 보험사에 낸 원금과 실질적으로 같다고 하더라도 법적 성격은 'B 씨가 낸 보험료'가 아니라 'B 씨의 사망에 따른 사망보험금'이라고 봤습니다.

자녀들이 받은 돈을 상속재산으로 볼 수 없으며 상속재산을 처분해 단순승인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도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겁니다.

대법원 관계자는 "상속연금형 즉시연금보험계약도 상법상 생명보험 계약에 해당한다는 점과 이에 따른 사망보험금은 원칙적으로 상속인들의 고유재산이라는 점을 최초로 명시한 판결"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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