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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호강 홍수 위험 15년째 계속된 경고, 뒷전으로 밀렸다

<앵커>

이번 지하차도 참사는 우리 홍수 대책에 구멍이 있었다는 것을 그대로 보여줬습니다. 실제로 오송 지하차도 근처가 홍수의 위험이 크다는 경고는 이미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그런 경고의 목소리는 번번이 뒷전으로 밀렸고 달라진 것 없었습니다.

박재현 기자가 이 내용 취재했습니다.

<기자>

궁평2지하차도를 덮친 미호강의 물은 제방 붕괴 전 이미 넘치고 있었습니다.

[장창훈/충북소방본부 소방행정과장 : (미호강의 물이 제방을) 넘을 것 같다는 신고가 있었습니다. (실제로) 넘침이 있어서 119상황실로 보고를 하고….]

해당 구간이 홍수에 취약하다는 경고는 이미 십수 년째 반복돼왔습니다.

지난 2018년, 국토교통부가 만든 미호천 하천 기본계획의 지적 사항.

지하차도 사고 지점은 병천천과 미호천이 합쳐지는 곳인데, 유량이 많아지는데도 강폭이 기준보다 300m 부족하다는 내용입니다.

첫 경고가 아니었습니다.

2011년, 금강수계 하천 기본계획에도 하폭이 기준보다 부족하다는 같은 지적에, 교량 3개가 밀집해 피해가 우려된다고 경고했습니다.

[조원철/연세대 토목환경공학과 명예교수 (하천수리학) : 교량 있는 바로 위쪽에는 수면이 상당히 올라갑니다. 그 물 와류가 (생기면서) 옆에 있는 제방을 갉아먹어요.]

2011년부터, 강폭을 넓혀주는 개선안이 필요하다고 반복적으로 제시됐지만, 도로 공사가 우선시되면서 개선안은 계속 뒤로 밀렸습니다.

사실 이 지역 홍수 위험은, 2008년 마지막으로 나왔던 대한민국 최상위 치수 대책, 유역종합치수계획에서도 지적됐습니다.

하지만 물 관리 권한이 국토부에서 환경부로 넘어가는 우여곡절 끝에, 치수계획 자체가 법정 연한 10년을 훌쩍 넘긴 지금까지도 '새로 고침' 되지 않고 있습니다.

[박창근/대한하천학회장 (가톨릭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 : 종합치수계획을 수립해야만 세부 하천들에 대한 계획이 일관성 있고 서로 중복됨 없이 (진행될 수 있습니다.)]

수많은 보고서와 지적 사항들이 반복적으로 뒷전으로 밀렸고, 15년째 치수 구멍이 그대로인 상황.

이번 비극이 뼈아픈 치수 실패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영상취재 : 박현철, 영상편집 : 윤태호, CG : 김문성·서동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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