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백제역사 유적지구' 중 한 곳인 공주 공산성.
성벽이 무너져 내리고, 토사가 흘러내리는 등 수마가 할퀸 흔적이 선명합니다.
공주엔 지난 13일 이후 500mm 가 넘는 비가 내려 공산성 누각인 만하루가 기와지붕만 남긴 채 물에 잠기기도 했습니다.
[ 양정진 TJB : 금강물이 빠지면서 다시 모습을 드러냈지만, 일대가 진흙으로 가득 차고 기왓장이 무너지는 등 온통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
바로 옆 사찰에선 빗물이 넘어오지 않을까 마음을 졸였습니다.
[ 덕상 스님 / 영은사 주지 : 사실 이쪽까지 넘어오는 그런 상황은 처음 본 거라 조금 긴장도 했었고, 또 다른 많은 피해를 입을 수도 있기 때문에… ]
구석기 시대 인류 흔적이 첫 발견된 공주 석장리 유적도 발굴지가 침수되면서 관련 설명이 적혀있던 안내판들은 떠내려가 온데간데 사라졌습니다.
유적이 발굴된 지 50여년만에 처음으로 박물관에 소장된 유물을 안전한 곳으로 옮겼습니다.
[ 최명진 / 공주시 석장리박물관팀장 : 64년도 발굴 이후 처음으로 박물관과 유적 사이의 공간까지 수위가 높아져서 유물을 응급으로 이동하게 되었습니다. 제일 꼭대기로 이동조치한 상태입니다. ]
무령왕릉 옆 발굴지 두 곳은 토사가 무너져 내렸고, 전기가 일시적으로 끊기면서 출입이 전면 통제됐습니다.
백제 사비 시절 도읍이었던 부여도 상황은 마찬가집니다.
부소산성은 군수물자 저장창고였던 군창지 경계와 탐방로가 일부 훼손됐습니다.
조선시대 네 명의 왕비를 배출해 중요민속문화재로 지정된 여흥 민 씨 고택.
행랑채 외벽이 강한 비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무너져 내리자 덮개를 씌우고 출입을 막았습니다.
이번 폭우로 충남 지역에서 피해를 입은 국가지정문화재는 총 7건.
문화재청은 이번주까지 비가 이어지는 만큼 해당 지자체와 함께 긴급조치하고 통행을 제한하는 한편 피해조사를 진행하고, 이후 예산 범위를 확정해 피해 복구에 힘쓸 예정입니다.
TJB 양정진입니다.
( 취재 : 양정진 TJB / 영상취재 : 김경한 TJB / 영상편집 : 장현기 / 제작 : SBS 디지털뉴스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