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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주 첫 외박인데"…해병대원 14시간 만에 주검으로

<앵커>

경북 예천에서 실종자 수색에 나섰다가 급류에 휩쓸려 숨진 해병대원의 빈소가 오늘(20일) 마련됐습니다. 유족들은 안전조치에 조금만 더 신경 썼어도 일어나지 않을 사고였다며 오열했습니다. 현장에서는 수색 작업이 중단됐고, 진상 파악을 위해서 군사경찰이 조사에 나섰습니다.

첫 소식, 여현교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기자>

부대 체육관에 마련된 고 채수근 상병의 빈소.

입대 4개월여 만에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온 아들의 영정 앞에서 엄마는 오열만 할 뿐 아들의 얼굴을 차마 쳐다보지 못합니다.

구명조끼만 입었어도 막을 수 있었을 사고,

[고 채수근 상병 어머니 : 아무리 불러도 대답이 없는 우리 아들, 사랑스러운 아들이었는데 이게 뭐냐고요. 너무 억울해요, 너무 억울해. 구명조끼만 입었으면 살 수 있었을 건데.]

산사태 실종자 수색에 투입됐다 급류에 실종됐던 채 상병은 어젯(19일)밤 실종 14시간 만에 발견됐습니다.

집안의 장손이었던 채 상병은 10번의 시험관 시술 끝에 어렵게 얻은 외동아들이었습니다.

건축가를 꿈꾸는 건축학도로 다음 주 입대 후 첫 외박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친척과 이웃들은 기념일마다 용돈을 모아 부모님을 지극정성으로 챙긴 효자였다며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유가족 : 수근아, 삼촌이 왔다. 엄마한테 소고기나 보내지 말지….]

사고 현장에서는 수색 작업이 모두 중단됐습니다.

숨진 해병대원이 사고가 난 곳 인근입니다.

물밑 유속이 빠른 데다 갑자기 지반이 내려앉으면서 사고가 났습니다.

목격자들은 구명조끼도 입히지 않은 수색 상황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사고 목격자 : 보면서도 물이 좀 빨랐어. 물이 무섭더라고, 보고 있는데.]

군사경찰은 사고 현장을 찾아 당시 대원들의 모습이 담긴 CCTV를 수거하는 등 본격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일병에서 1계급 추서된 고 채 상병의 영결식은 모레 엄수됩니다.

(영상취재 : 이용한, 영상편집 : 원형희)

▶ '구명조끼 착용 지침' 없었다…"입혔어야" 사과한 해병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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