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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이 멘 앵커…"왜 안전장비 하나 주지 않았나?"

[편상욱의 뉴스브리핑]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SBS <편상욱의 뉴스브리핑>'을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SBS에 있습니다.

■ 방송 : SBS <편상욱의 뉴스브리핑> 월~금 (14:00~16:00)
■ 진행 : 편상욱 앵커
■ 대담 : 김형남 군인권센터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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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병대원 순직

"순직 대원은 포병 일병…왜 하천 수색 투입됐는지 의문"
"주변 상황·장비 점검 없이 수색…부주의함이 부른 사고"
"군 장병 소모품 취급하는 근본적 문제 해결되어야"
"재난통제 라인 문제, 성역 없이 조사하는 계기되길"


▷ 편상욱/ 앵커: 집중호우로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경북 예천에서 실종자 수색에 투입됐던 20대 해병대원이 끝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그런데 당시 수색 작업에 투입됐던 해병대원들에게 구명조끼를 포함한 기본적인 안전장비도 지급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관련 내용 김형남 군인권센터 사무국장과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국장님, 어서 오세요.

▶ 김형남/ 군인권센터 사무국장: 안녕하세요.

▷ 편상욱 /앵커: 뭐라 할 말이 없습니다. 조금 전에 그 어머니께서 오해를 하시는 걸 보고 저도 사실 자식을 군대 보냈던 입장에서 목이 메이는데요. 군인권센터가 명백한 인재라고 성명을 내셨죠?

▶ 김형남/ 군인권센터 사무국장: 맞습니다. 기본적인 안전 장비도 갖추지 않은 상태로 하천에 병사들을 집어넣어 급류에 휩쓸리게 했다는 것은 명백한 인재라고밖에 볼 수 없는 참사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편상욱 /앵커: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군 장병이 민간인 지원 업무에 투입될 수는 있습니다. 그렇더라도 안전이 보장되는 상황에서 투입되는 게 당연한 일 아니겠습니까?

▶ 김형남/ 군인권센터 사무국장: 맞습니다. 대민지원이라고 보통 부르죠. 군 장병들이 이런 재난 상황에 투입되어서 구조나 복구와 같은 일을 구슬땀 흘리면서 많은 장병들이 감사하게도 해주고 계신데요. 지금 이 순간에도 가장 우선돼야 되는 것은 이분들도 안전한 상황에서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것이죠. 하지만 이번 예천에서는 그러한 기본적인 상식도 잘 지켜지지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 편상욱 /앵커: 윤석열 대통령은 호우로 인한 실종자 수색 중 급류에 휩쓸려 사망한 고 채수근 일병에 대해서 순직을 진심으로 애도한다고 말했습니다. 정부는 사고 원인을 철저히 조사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고 채수근 일병에게는 국가유공자로서 최대한의 예우를 갖추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대통령이 사고 원인을 철저히 조사한다고 했는데, 그러면 어디서부터 문제가 있었던 걸까요?

▶ 김형남/ 군인권센터 사무국장: 가장 큰 문제는 왜 천에다가 그대로 하천의 병사들을 집어넣는 방식으로 수색을 진행했느냐 이 수색의 방식에서부터 문제가 있었다라고 보고 있습니다. 지금 보통 이번에 들어간 수색의 방식을 인간띠 방식이라고 이야기하는데요. 사람들이 하천에 일렬로 늘어서서 물을 거슬러가는 것을 막으면서 떠내려오는 것을 탐지하는 수색 방식입니다. 그런데 당시에 이미 육안으로만 봐도 흙탕물이 내려올 만큼 유속이 빠른 상황이었고 하천의 수위도 낮아지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굉장히 위험한 것이 이미 화면상으로도 확인이 되는데 그런 현장에 인간띠라는 위험한 방식을 기본적인 로프라던가 구명조끼 같은 안전장비도 갖추지 않고 그대로 투입을 했다는 것은 좀 이해하기가 어려운 방식입니다.

▷ 편상욱 /앵커: 채수근 일병이 수색을 갔던 곳이 내성천이라는 곳이었다던데 여기가 유속이 빨라서 장갑차도 1시간 만에 철수했다는 곳이었다는 거 아니에요?

▶ 김형남/ 군인권센터 사무국장: 네 맞습니다. 장갑차를 이렇게 집어넣었다가 금방 1시간 정도 만에 빠졌다는 것이 있는데요. 그런 현장에다가 사람을 그대로 세워놓는 방식으로 수색을 시켰다는 것은 굉장히 무리한 수색 투입이었다고밖에 볼 수가 없고 채 해병님 같은 경우에는 포병입니다. 병과가 수색을 하거나 구조하는 임무하고는 좀 거리가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물에 들어가서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 아닌 병과이기 때문에 이분이 당시에 여기에 왔던 것은 보통 말하는 도보 수색이라는 것을 하러 온 것입니다. 도보 수색은 물속을 걸어 다니는 게 아니고 천변에서 돌아다니면서 떠내려가는 것이 없는지 살피는 게 도보 수색인데 이런 일을 하는 사람을 왜 하천에다가 집어넣어서 인간띠를 잇게 하였는지는 좀 의문스러운 부분이 있습니다.

▷ 편상욱 /앵커: 사고 지역인 내성천 주변에 사는 주민들 또한 위험해서 잘 가지 않는 곳이었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예천군 주민의 얘기 듣고 오겠습니다.

▷ 편상욱 /앵커: 주민 얘기를 들으니까 더 안타깝네요. 사고 당시에 그러니까 하천 밑에 흙이 무너지면서 급류에 휩쓸렸다는 것 아니에요? 맞습니다. 해병대가 사람을 본격적으로 구조하는 데 전문화된 집단은 아니지만 이런 기본적인 사실조차 모르고 장병들을 투입했을까요?

▶ 김형남/ 군인권센터 사무국장: 그 부분도 굉장히 안타깝습니다. 사실 잘 모르는 지역에 그리고 이 구조가 전문이 아닌 집단이 와서 구조를 할 때에는 주변에 많은 것들을 탐문해 보고 상황도 확인하고 이 임무를 투입을 했어야 되는데 장비부터 주변 상황 확인까지 기본적인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천에 들어가서 확인하는 것을 실제로 하기 어려운 인원들을 투입했다는 것이 이 사건의 가장 큰 문제인 것 같습니다.

▷ 편상욱/ 앵커: 안전 전문가의 의견은 그럼 어떨까요? 뉴스브리핑팀이 직접 통화를 해봤습니다.

▷ 편상욱/ 앵커: 구명조끼 또 로프 이런 것들이 시중에서 구하기 어려운 것도 전혀 아닙니다. 숨진 채일병의 부모는 어떤 심정일까요?

▷ 편상욱/ 앵커: 지금 말씀하시는 아버님이 소방서에서 27년 동안 몸 담은 소방대원이셨고 숨진 최 일병이 외동 아들이었다는군요.

▶ 김형남/ 군인권센터 사무국장: 맞습니다. 사실 아버님께서 근무 경력이 오래되신 소방대원이시기 때문에 더더욱 황당하실 거라고 생각이 됩니다. 이런 이해하기 어려운 구조 임무에 위험하게 이 병사들을 투입했다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누구보다 잘 아시지 않을까 생각이 되는데요. 사실 이 당시에 투입이 됐던 인원들 중에 급류에 휩쓸렸지만 수영을 해서 나왔다라는 인원들이 한 두세 명 있습니다. 이 말은 더 큰 사고로도 이어질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사실 모든 병사들이 다 자기 집에서는 귀한 아들이고 당연히 건강하게 입대했으니 건강하게 돌아와야 되는데 이렇게 어이없는 부주의한 그 상식에 어긋나는 지위 행위로 인해서 목숨을 잃고 주검이 되어서 집에 돌아온다는 것이 부모님께 드릴 어떤 고통의 크기는 감히 가늠하기도 어려울 것 같습니다.

▷ 편상욱/ 앵커: 누리꾼들 또한 이번 해병 사망 사고에 대해서 안타까운 마음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관련자들의 처벌을 요구하는 댓글도 보이는데요. 불쌍한 대한민국의 군인 명복을 빕니다. 안전 장비 없이 그 험한 물 속을 관련자들 꼭 처벌받기를 바랍니다. 저렇게 원시적인 수색 작업이 어디 있나요? 구명조끼만 입혔어도 살릴 수 있는 생명인데 너무나 안타깝고원통합니다. 어쩌면 이렇게 매번 대비책 없이 일을 진행시키는 건가요? 꽃다운 저 나이에 나라를 위해서 저렇게 아깝게 희생되어야 하는 건가요? 이런 댓글을 달았습니다. 정치권에서도 이번 사건을 언급하면서 장병들의 안전 대책을 철저하게 점검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듣고 오겠습니다.

▷ 편상욱/ 앵커:
이번 사고에 대해서 그렇다면 국방부와 해병대는 어떤 입장인지 보고 오겠습니다.

▷ 편상욱/ 앵커: 우리 군은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헌신한 해병 전후의 영원히 기억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그리고 아울러 관련 경위를 철저히 조사해서 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를 할 것입니다. 앞으로 이런 일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그럼 군 차원에서 어떤 재발 방지 대책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 김형남/ 군인권센터 사무국장: 방금 전에 보셨던 군 관계자들의 이야기에서 보면 규정과 지침을 보완하겠다 이런 이야기들을 하는데, 사실은 이게 지금 규정과 지침을 보완한다고 해결이 될 문제인가에 대해서는 조금 의문이 있습니다. 근본적으로는 우리 군이 여전히 병사들을 소모품 정도로 취급하는 것이 아니냐는 게 일반적인 국민들의 공통된 시선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어느 집단에서든 구조 업무를 투입을 할 때, 당연히 구조를 하는 사람의 안전도 염두에 두고, 그것을 가장 최우선에 두고 구조 작업을 들어가죠. 이 경우에는 그건 아예 전혀 고려가 되고 있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이 너무나 안타까운데요. 저희는 이러한 무리한 임무 투입이 왜 일어났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 규명이 필요하다라고 생각이 됩니다. 기본적으로 물에 들어가지 않아야 되는 인원을 물에 넣을 만큼 실종자 수색에 무리를 해야 하는 상황은 무엇이었을까 이런 것들도 성역 없이 저는 조사가 이루어져야 된다고 생각하고 그러자면 지금 재난을 관리하고 있는 지휘계통 전체에 대해서 압박은 없었는지 실적에 대한 어떤 그런 압박들은 있지 않았는지 이런 것들을 확인해야 되는 부분들이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장병들의 희생은 불가피할 때 이루어질 때 그것이 헌신이고 희생인 것이지 군인이라는 이유로 희생이 당연한 것은 아닙니다. 군인들도 당연히 안전하게 복무할 권리가 있는 것이고요.

▷ 편상욱/ 앵커: 이번 수해 현장도 그렇지만 과거에도 군이 투입되는 재해 현장이 많이 있지 않았습니까. 이전에도 군 지원 관련해서 미흡한 부분이 많았다면서요?

▶ 김형남/ 군인권센터 사무국장: 많은 국민들이 대민지원이라고 하면 고마움을 느끼면서도 그 제도가 과연 계속 있어야 되는가에 대해서 비판하시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사실 대민 지원은 여러 나라에서 다 하고 있는 일이지만 유독 이렇게 이미지가 안 좋은 데는 다 이유가 있지요. 2019년에 강원도 강릉에서 산불이 났을 때 육군에서 페이스북 페이지에 대민지원을 나갔던 장병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올렸다가 굉장히 빈축을 산 적이 있습니다. 다들 전투식량을 먹고 있었고요. 쭈그려 앉아서 전투식량을 먹고 이런 안타까운 모습들이 보였는데 여기에 계정 관리자가 어디서든 헌신하고 있으니 불러만 주십시오 이런 멘트를 남겼었습니다. 그런데 사실 장병들이 상황이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그렇게 밥을 먹고 구슬땀을 흘리고 있으면 이해가 되겠지만 당시에 그 잔불 진화를 하러 간 거였는데 그 상황이 그렇게까지 식사나 이런 부분들을 열악하게 해야되는 상황이었는가에 대해서 많은 국민들께서 그때 의문을 품었고 그래서 비판이 있었던 것이거든요.

▷ 편상욱/ 앵커: 군인권센터 오늘 사고가 더 안타깝게 느껴지셨을 것 같은데 마지막으로 하실 말씀은 없나요?

▶ 김형남/ 군인권센터 사무국장: 사실 무리하게 일을 하다 보면 결국에는 이런 참사들이 발생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장병들이 계속 수해복구 현장에 나가 있고요 구조 임무에도 투입이 되고 있습니다. 구조뿐만 아니라 복구 현장도 사실 위험하기는 마찬가지인데요. 저는 무리하게 임무에 투입이 되고 있는 근원적인 이유를 찾아내지 않고 그것을 바꿔내지 않는다면 이러한 일들이 계속해서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이 됩니다. 그리고 그러한 것들을 찾아내지 않는 데에는 우리 병사들을 계속해서 소모품으로 취급하고 있는 우리 국가와 정부 그리고 군의 태도가 있다고 생각되는데요. 언제까지 저희가 이런 말도 안 되는 사고를 군에 보내놓고 있는 자녀가 있는 부모님들이 이렇게 보면서 불안에 떨어야겠습니까? 이런 부분들을 해소하는 것도 국가의 역할이라는 것을 명확히 하고 이번 기회에 이 재난 통제라인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성역 없이 조사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 편상욱/ 앵커: 알겠습니다. 김형남 군인권센터 사무국장이었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오늘 뉴스브리핑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오늘 뉴스브리핑은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고 채수근 일병을 진심으로 애도하면서 마무리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으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SBS 디지털뉴스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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