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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MS사가 쏘아 올린 AI 활용 신호탄?…우리 기업들은 어떻게

<앵커>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챗 GPT가 이슈가 되면서 최근에 인공지능 산업에 대한 기대도 커졌죠. 그런데 IT 기업들이 인공지능이 실제로 우리 생활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상품을 새로 내놓았다고요.

<기자>

이를테면 이런 겁니다. 회사에서 기획서를 써야 된다, 그러면 관련 자료들을 내가 열심히 뒤져서 내가 기획서를 써야겠죠.

그런데 이제는 워드 파일을 열어서 관련 자료들을 끌어다 놓으면 워드 파일이 알아서 그 안의 내용을 바탕으로 몇 초 만에 기획서를 완성해 준다는 겁니다.

물론 내 마음에 들게 기획서를 썼는지는 내가 확인을 해야 되겠죠. 워드 파일이 아예 내가 참석하지 않은 회의의 내용을 정리해서 나한테 보고할 수도 있습니다.

상사가 나한테 일을 시키면 나는 워드를 내 손 안의 비서로 활용하고 다른 일에 조금 더 몰두할 수 있다는 건데요.

이 AI 비서를 고용하려면 매달 우리 돈으로 3만 8천 원 정도를 마이크로소프트에 내야 합니다.

이게 바로 어제(19일) 새벽에 마이크로소프트사가 발표한 내용입니다.

이미 온 세상이 돈을 내고 쓰고 있는 엑셀, 워드, 파워포인트 등의 묶음인 MS365 있죠. 여기에 AI비서인 코파일럿까지 덧붙이고 싶으면 30달러를 추가로 내세요. 일단은 기업들에만 팔겠습니다.

이걸 발표하고 MS사의 주가가 4%가 오르면서 어제 아침에 사상 최고치를 찍었습니다.

사실 챗 GPT를 기반으로 한 이 AI 기능 자체는 이미 지난 3월에 발표했던 겁니다.

그런데 정작 주가가 급등한 건 여기에 대한 이용료를 책정한 어제입니다.

<앵커>

요즘에는 반응이 이렇게 주가로 바로 나오는 것 같습니다. 어떤 면에서 호응이 이렇게 뜨거운 건가요?

<기자>

AI로 돈을 버는 일이 드디어 시작되었다고 세상이 받아들였기 때문입니다.

챗 GPT는 신기했지만 신기한 것 외에 어떻게 활용을 할 수 있을지 아직 구체적이지가 않았습니다.

당장 삼성 같은 주요 대기업들만 해도 사내에서 챗 GPT 사용을 금지한 곳들이 여럿이죠. 정보 유출에 대한 불안이 큽니다.

또 챗 GPT한테 뭘 물어보면 제대로 검색을 해 주지 않고 그럴싸한 거짓말을 늘어놓을 때도 있거든요.

그래서 정말 얘한테 돈을 주고 내 업무에 갖다 쓰기에는 좀 미심쩍었던 거죠. 

그런데 챗 GPT로 일단 대화형 인공지능이라는 세계가 성큼 대중에게 다가오면서 대표적인 IT 기업들이 지금 이 시장을 선점해야겠구나 하고 AI 개발에 본격적으로 치열하게 뛰어들었고요.

어제 MS사의 발표는 이제 인공지능이 구체적으로 활용이, 돈이 되기 시작한다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진 겁니다.

MS사가 AI 상품에 가격을 결정했다는 건 보안과 성능에 어느 정도 자신이 있다는 거고요.

정말로 보안과 성능이 담보돼 있다고 하면 기업들은 효율이 중요하죠.

직원 1명당 3만 8천 원을 MS사에 추가로 지불하지 않고 버티기가 기업들은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경쟁사들은 이걸 쓸 테니까요. 

생각보다 이런 식으로 AI 대중화가 빠르게 이뤄지면 AI 비서를 활용한 업무 속도나 성과까지를, 그 정도 수준을 세상이 나한테 기본적으로 요구하게 될 수 있고요.

이런 AI 응용 상품을 제공할 수 있는 회사는 완전히 커다란, 새로운 시장이 열리게 되는 겁니다.

<앵커>

이러니까 IT 기업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인공지능 시장을 잡아야 한다. 이런 생각이 안 들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기자>

바로 그거죠. 한국의 대표적인 IT 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 네이버와 카카오, 이른바 네카오도 지금 이 AI 개발에서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는 게 최근에 위기가 거론되는 이유 중의 하나입니다.

주가도 굉장히 좀 떨어져 있죠. 그래서 네이버는 다음 달에, 카카오는 하반기에 자체 개발한 AI 모델을 공개할 예정인데요.

이때 어떤 경쟁력을 보여주느냐가 중요할 겁니다.

그런데 어제 우리나라 스타트업 업스테이지가 개발한 기업 맞춤 대화형 AI가 현재 나와 있는 언어형 AI들의 수준을 평가하는 플랫폼에서 세계 1위가 됐습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메타가 어제 내놓은 최신 AI는 2위가 됐고요.

그런데 지금 1위인 한국 기업 업스테이지의 AI는 2위를 차지한 메타의 라마2 그전 단계 모델을 바탕으로 만든 겁니다.

카카오나 네이버처럼 아예 처음부터 거대 AI 모델을 자체 개발 시도할 수도 있고요.

업스테이지처럼, 메타 같은 거대기업들이 공짜로 공개해 놓은 거대 AI, 이른바 '개방형 AI'를 바탕으로 좀 더 우수한 응용 상품을 만들어 내는 것도 경쟁력이 될 수 있습니다.

안드로이드폰 생각하시면 약간 비슷합니다. 안드로이드폰 운영체계는 구글에서 만들었지만, 정작 그 안드로이드폰으로 지금 세상에서 제일 유명하고 잘 팔리는 건 구글폰이 아니라 삼성전자 휴대폰들이죠.

AI 경쟁력을 갖추는 데도 다양한 길이 있는데, 현재 상황에서 한국의 IT 기업들은 일종의 삼성전자 휴대폰 같은 길을 모색하는 것도 두각을 좀 더 드러내는 방법이 될 수도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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