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3,900만 원 찾으려다 '화들짝'…은행원 "경찰 신고하겠다"

3,900만 원 찾으려다 '화들짝'…은행원 "경찰 신고하겠다"
▲ B 씨의 신고로 경찰관들이 은행에 출동한 모습

"고객님, 보이스피싱 범죄에 연루되신 것 같아요. 경찰에 바로 신고하겠습니다."

지난 5월 22일 낮 12시 16분쯤 군포시 한 은행을 찾은 50대 남성 A 씨는 은행원 B 씨로부터 이런 말을 듣고 화들짝 놀랐습니다.

당시 A 씨는 은행을 찾아 출금하기 위해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던 차였습니다.

그러던 중 해당 은행 금융사기팀으로부터 "고객님 휴대전화에 악성 앱 설치가 의심됩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받자 B 씨에게 다가가 문의하니, 이 같은 답변이 돌아온 것입니다.

앞서 A 씨는 수일 전 자신을 한 은행 직원으로 소개한 불상의 인물로부터 "대환대출에 관심이 있느냐"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A 씨가 관심을 보이자, 상대방은 대출 실행 앱이라며 메신저를 통해 그에게 한 파일을 보낸 뒤 휴대전화에 설치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후 A 씨에게 기존 대출이 있는 은행 대표번호로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은행 직원을 직접 만나 기존 대출금을 현금으로 상환하면 된다'는 안내에 A 씨는 실제 한 남자를 만나 대출 상환금 일부가 든 봉투를 건넨 상태였습니다.

그러나 이는 모두 전형적인 보이스피싱 범죄 수법이었으며, 이들 일당이 설치하도록 한 파일은 A 씨의 휴대전화를 해킹하기 위한 프로그램이었습니다.

때문에 A 씨가 관련 내용을 문의하고자 다른 곳에 전화를 걸어도 모든 전화는 이들 일당에게 연결돼 피해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A 씨는 이날도 남은 상환금 3천900만 원을 출금해 건네기 위해 해당 은행을 찾았는데, 마침 출금 대기 중 은행 측 금융사기팀의 연락을 받고 B 씨에게 문의했던 것입니다.

B 씨는 A 씨가 보여준 금융사기팀 문자메시지와 상환 내역 등을 통해 그가 보이스피싱 범죄에 연루됐다고 판단,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신고를 받은 경찰관은 A 씨를 통해 수거책 C 씨를 만나기로 한 장소를 파악한 뒤 C 씨를 검거했습니다.

덕분에 A 씨는 이날 B 씨에게 건네려던 현금을 돌려받을 수 있었습니다.

현장 검거 장면 (사진=경기남부청 제공, 연합뉴스)
▲ 현장 검거 장면

경기남부경찰청은 B 씨를 피해 예방에 기여한 '보이스피싱 재산 지킴이'로 선정했습니다.

'피싱 재산 지킴이'는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과 범인 검거에 도움을 준 시민에게 부여하는 명칭으로, 누구나 관심을 가지면 범죄를 예방할 수 있다는 인식을 확산하기 위한 경찰의 캠페인입니다.

올해 1월 1일부터 지난 6월 30일까지 경기남부경찰청이 이 같은 금융기관의 협조 신고로 총 246건 보이스피싱 범죄 사건을 막았으며, 예방한 피해금은 38억 원에 달합니다.

경찰은 앞으로도 경찰 신고, 제보를 통해 수사와 범인 검거에 결정적으로 기여하는 이들을 '피싱 지킴이'로 선정하고 최대 1억 원의 검거 보상금을 지급한다는 방침입니다.

또 경찰은 지난 12일부터 오는 10월 11일까지를 '전화 금융 사기 특별 자수·신고 기간'으로 운영하며, 관련 피해 예방에 나설 예정입니다.

경찰 관계자는 "ATM 근처에서 장시간 현금을 계속 입금하는 등 수상한 정황을 발견하면 적극적으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사진=경기남부청 제공, 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