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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입 8분 만 침수"…중앙분리대 타고 탈출

<앵커>

지난 토요일 지하차도 침수 당시 가까스로 빠져나온 부부가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을 건네주셨습니다. 저희도 참사 원인을 명확히 밝히기 위한 공익적 목적에서 이 내용, 전해 드리겠습니다.

김지욱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15일 아침 8시 35분, 승용차 한 대가 궁평제2지하차도 옥산 방면으로 진입합니다.

차도 바로 옆 난간 사이로 물이 세차게 들어오고, 이상함을 감지한 차량들이 비상등을 켠 채 서행하기 시작합니다.

블랙박스 차량 역시 잠시 망설이는가 싶더니 옆 차가 진입하는 것을 보고 따라 들어갑니다.

물살을 헤치며 지하차도를 절반쯤 지났을 무렵부터 앞 차량들이 더 이상 전진하지 못하자 이상함을 느낀 차량, 앞차가 후진하자 함께 후진을 시작합니다.

하지만 바퀴 높이까지 물이 차올라, 가속페달을 밟아도 점점 속도가 나지 않습니다.

이 순간 반대 방향에선 멈춰 서 있는 747번 버스와 대형 트럭이 보입니다.

지하차도를 겨우 빠져나갔을 무렵, 방향을 잃고 휘청이기 시작하더니 중앙 분리대를 들이받습니다.

무섭게 강물이 들이치고 결국 차가 물 위에 뜬 채 반 바퀴 회전합니다.

점점 더 빠른 속도로 들이치는 물은 순식간에 보닛 위까지 차오르고, 불어난 물에 블랙박스 차량은 이도 저도 못한 채 3분 가까이 떠 있습니다.

물살이 차량 앞유리까지 때리기 시작했을 무렵, 지하차도 방향에서 가방을 멘 한 남성이 중앙 분리대 위를 걸으며 차량 쪽으로 다가옵니다.

잠시 뒤 이 남성 뒤로 두 남녀가 따라서 아슬아슬하게 중앙 분리대를 타고 걷습니다.

바로 블랙박스 차량 탑승자들입니다.

함께 후진하던 차량들은 물론 더 이상 나오는 사람들도 보이지 않은 채, 8시 43분 차량은 완전히 물에 잠깁니다.

차량이 처음 지하차도에 들어선 순간부터 완전히 잠기기까지 걸린 시간은 8분.

이때까지 아무런 구조나 통제도 없이 지하차도엔 물이 가득 찼습니다.

(영상취재 : 최준식, 영상편집 : 황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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