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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방 붕괴" "통제해달라" 쏟아진 신고…부실 대응 '관재'

<앵커>

그날 비가 많이 내린 것은 어쩔 수 없다지만, 교통 통제라도 제때 이뤄졌다면 인명 피해는 분명 막을 수 있었습니다. 사고 한 2시간 전부터 지하차도 근처 제방이 무너질 것 같다는 신고가 이어졌고, 특히 경찰에는 15건이나 신고가 접수됐지만, 아무런 조치도 취해지지를 않았습니다.

이 내용은 사공성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15일 아침, 수위 상승에 공사 관계자들이 중장비를 동원해 부랴부랴 임시 제방 보강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8시 3분 물이 넘치기 시작했고 제방도 곧 붕괴되며 엄청난 양의 물이 지하차도 방향으로 흘러갔습니다.

현장을 지켜보다 사고를 직감한 장찬교 씨.

범람 직전인 7시 51분 제방이 유실될 것 같다는 신고를 119에 했습니다.

[장찬교/전 궁평1리 이장 : 물이 넘실거리고 기존에 돼 있는 높이, 흙 높이와 수면과의 차이는 내가 볼 땐 30cm밖에 안 됐어요.]

소방을 통해 청주시에 내용이 전달됐지만, 통제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청주시 관계자 : 지하차도는 어쨌든 (충북)도에 관리청이 있는데, 그거에 대한 대응 조치를 시에서는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았던 거죠.]

경찰 대응도 허술했습니다.

사고 발생 1시간 30분 전 주민 긴급 대피가 필요하다는 신고가, 사고 46분 전에는 지하차도 차량 통제가 필요하다는 보다 구체적인 신고까지 들어왔습니다.

이 무렵 2시간 동안 접수된 112 신고만 15건, 하지만 경찰이 출동한 곳은 엉뚱한 곳이었습니다.

경찰이 도착한 곳은 사고가 발생한 궁평2지하차도가 아닌 이곳 궁평지하차도였습니다.

사고 지점에서 600m나 떨어져 있고 미호강변에서도 더 먼 곳에 있습니다.

[오송파출소 관계자 : 말씀드릴 수도 없고, 할 말이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충북경찰청은 "신고가 '궁평지하차도'로 들어왔고 평소 2지하차도보다 1지하차도가 상습 침수 지역이었다"는 해명을 내놨지만, 접수된 신고가 한두 건이 아닌 상황에서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대목입니다.

(영상취재 : 전경배·신동환, 영상편집 : 박춘배, CG : 장성범·이종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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