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D리포트] 의견서 65건 중 4건 재판 중…과제 남긴 대법관 후보자

유명 로펌들에 65건의 의견서를 써주고 18억여 원을 받은 권영준 대법관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이 재석 의원 265명 중 찬성 215명, 반대 35명, 기권 15명으로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국회 대법관 인사청문특위는 어제(17일) 서경환 대법관 후보자의 인사청문보고서만 채택하고 권 후보자에 대해선 오늘 다시 논의하기로 했었는데, 권 후보자가 자신이 작성한 의견서를 특위 위원들에게 열람하게 한 점 등을 평가해 본회의 직전 보고서를 채택하기로 한 것입니다.

정의당 장혜영 의원이 "고액의 대가를 받고 교수가 법률 의견서를 제출하는 게 학자적 윤리에 맞지 않는다"는 의견을 굽히지 않았지만 소수 의견으로만 보고서에 기재됐습니다.

이에 따라 권 후보자는 윤석열 대통령의 임명절차를 거쳐 대법관으로 취임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청문회에서 논란이 된 의견서 문제는 말끔히 해소되지 않았습니다.

SBS 취재 결과 권 후보자가 의견서를 낸 사건 중 4건은 여전히 하급심 재판이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권 후보자는 이 사건들에 제출된 의견서를 취소하고 받은 수임료도 돌려주겠다는 입장을 국회에 밝혔지만, 충분치 않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민형배/대법관 인사청문특위 민주당 위원 : 이러한 자신의 약속을 잘 지키는지 두고 볼 것입니다. 그리고 필요한 제도적 개선점이 어떤 것인지도 함께 국회에서 입법을 통해 의논해 가야 할 대목이라고 봅니다.]

또 권 후보자가 의견서를 제출한 7개 대형 로펌 사건들을 회피하겠다고 약속한 것을 두고도 비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정형근/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대한민국의 중요한 사건은 거의 대부분 김앤장을 비롯한 대형 로펌들이 맡고 있다고 보는 것이 상식인데, 그 중요한 법 해석을 이 대법관은 관여하지 못하고 재판할 수 없는 한정적인 직무만 수행한다는 것은 우리 헌정사상 초유의 그런 사태라고 할 수가 있거든요.]

임명동의안이 가결됐지만, 대법관 유력 후보자에게 로펌들이 고액 보수를 줘 가며 의견서를 의뢰하는 관행이 이른바 '후관 예우' 논란을 부른 만큼, 제도 정비가 뒤따라야 할 걸로 보입니다.

(취재 : 원종진 / 편집 : 이승희 /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