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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침 있어도 안 지켰다…'침수 위험 낮다' 잘못 진단까지

<앵커>

지금부터는 왜 이런 참사가 반복되는지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인재였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는 오송 지하차도 참사. 사고를 막기 위해 지자체가 지침을 만들어뒀는데도 지켜지지 않았고, 심지어는 침수 위험이 낮다고 잘못 진단되기도 했습니다.

먼저 박재현 기자가 이 내용 살펴봤습니다.

<기자>

충청북도의 지하차도 통제 기준입니다.

사고가 난 궁평2지하차도는 바로 옆 미호천 수위가 해발 29.02m, 강 수위로는 9.2m에 이르면 통제해야 합니다.

사고 2시간여 전, 통제 기준을 넘어섰는데도 지하차도를 통제하지 않은 이유를 묻자, 관리 책임을 가진 충청북도는 통제가 '의무'가 아닌 '권고'라서라고 답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것이 바로 안전불감증이라고 지적합니다.

[공하성/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권고라고 하면 선진국에서는 당연히 해야 하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반면에, 우리나라에서는 안 해도 되는 것으로 받아들입니다. 그렇게 안전에 대한 인식 차이가 큽니다.]

침수 위험에 대한 진단도 잘못됐습니다.

침수 위험이 가장 낮은 3등급으로 계산됐는데, 배점 20점의 침수 위험 항목에서 위험이 없다고 평가돼 0점을 받은 것이 등급 배정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환경부는 3년 전, 하천의 범람 상황에서 일대가 얼마나 침수되는지 분석한 종이 지도를 만들어 전달했다는데, 정작 지자체 담당자는 지도의 존재 자체를 모르고 있습니다.

[충청북도 담당자 : 저는 처음 들어보는데요. 이건 받아본 적이 없거든요. (전산상에도) 여긴 나오지는 않거든요.]

하천 범람 위험을 낮게 보다 보니, 배수 장치도 침수 위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문현철/호남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 도로면을 통해서만 들어가는 빗물이 아닌, 주변의 어떤 강물들이 밀고 들어갔을 때를 상정해서 (펌프) 펌핑 용량을 (개선해야 합니다.)]

전문가들은 시스템의 혁신을 주문했습니다.

[이수곤/전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 몇 사람만 처벌하고 넘어가버려요. '네가 잘못한 거야', 처벌하고 넘어가면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얘기는 다 숨겨진다고요.]

(영상취재 : 배문산, 영상편집 : 최은진, CG : 홍성용·조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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