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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 연결음은 들리는데…" 예천 실종자 수색 애타는 현장

"통화 연결음은 들리는데…" 예천 실종자 수색 애타는 현장
▲ 경북 예천군 감천면 벌방리 산사태 현장

"엄마한테 전화를 걸면 통화 연결음은 들려요…."

오늘(17일) 오전 9시쯤 경북 예천군 감천면 벌방리 실종자 수색 현장.

지난 15일 새벽 폭우에 쏟아져 대피하다가 산사태에 휩쓸린 60대 윤 모 씨의 아들 이 모(29) 씨는 수색 작업을 지켜보며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이 씨는 "엄마한테 전화를 걸면 원래는 전원이 꺼져있었는데, 어제 오후부터는 연결음이 한번 울리고 끊어진다"며 "혹시나 어딘가에 고립돼 있지 않을까란 생각도 든다"고 말했습니다.

수색 당국은 어제 오후부터 산사태로 쓸려 내려온 가구와 차량 등이 모여있는 곳에 실종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집중 수색 중입니다.

수색 작업에는 굴삭기 4대가 투입됐습니다.

아들 이 씨는 "집 근처에서 엄마 가방이 발견됐는데 엄마가 급할 때 가방에 꼭 귀중품을 넣고 다니는 성격이라서 이 근처에도 집중적으로 수색을 해줬으면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윤 씨의 남편과 작은 아들, 언니와 남동생 등 가족들이 모두 구조 작업을 지켜보며 발을 동동 굴렀습니다.

경북 예천군 감천면 벌방리 산사태 현장 (사진=연합뉴스)

수도권에서 사과 농사를 짓기 위해 귀농한 윤 씨는 남편 이 씨 등 가족 2명과 함께 집을 빠져나오다 홀로 변을 당했습니다.

이보다 앞서 이 씨의 동생은 차량을 옮기려다가 급류에 휩쓸렸으나 구조돼 병원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같은 시각 마을 입구에서는 또 다른 실종자 A 씨를 찾기 위한 수색 작업도 동시에 이뤄지고 있습니다.

벌방리에서는 현재 윤 씨 등 2명이 실종된 상태입니다.

소방대원, 군 병력, 경찰관 등은 삽과 탐침봉 등을 들고 일일이 주변을 살피고 있습니다.

벌방리 주민들도 팔을 걷어붙이고 복구 작업에 뛰어들었습니다.

내집, 이웃집 가리지 않고 주택을 덮친 진흙을 퍼내고 양수기를 동원해 물을 빼내고 있습니다.

홀로 사는 주택이 무너진 윤 모(69) 씨는 "마을 주민들이 내 일처럼 복구를 도와주고 있어서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고맙다"고 울먹였습니다.

경북도에 따르면 오늘 오전 9시 기준 집중호우로 19명이 사망했습니다.

실종자는 8명인데, 모두 예천지역에서 발생했습니다.

부상자는 17명입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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