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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뽑히면서 흙 약해진다…예상치 못한 산사태 초래"

<앵커>

앞서 보셨듯이, 올해는 집중호우로 산사태 피해가 유독 큽니다. 특히 그동안 피해가 없었던, 생각지도 않았던 곳에서 산사태가 발생하기도 했고 실제 정부가 정한 산사태 취약 지역과도 꽤 떨어져 있는 곳에서 큰 인명피해가 나기도 했습니다. 산사태 대비, 문제가 없는지 다시 원점에서 따져봐야 할 때입니다.

정준호 기자입니다.

<기자>

폭우로 4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된 경북 예천군 효자면 백석리.

산림청의 산사태 위험지도상 이곳은 대체로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3~5등급으로 분류돼 있습니다.

이와 별도로 산사태 취약지역 지정 제도도 있는데, 이 마을은 산사태 취약지역과도 1km 넘게 떨어져 있습니다.

이런데도 왜 큰 피해가 났을까?

전문가들은 마을 경사면에 분포한 과수원 등 농지를 지목했습니다.

개간 과정에서 산사태를 막아줄 수 있는 나무가 줄어들고 토양이 약해지면서 빗물을 머금은 흙이 빠르게 마을을 덮친 게 아니냐는 분석입니다.

[이수곤/전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 개발하면 나무들을 다 뽑아버리잖아요. 흙을 약하게 만들어 흐트러뜨린단 말이에요. 흙을요.]

산림청과 행안부 등 정부 기관은 전국적으로 5만여 곳을 산사태 위험지역으로 보고 관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규모가 큰 곳 위주인 데다 개간이나 도로 확장 등 인위적인 개발이 발생한 곳들은 정부 관리망에 반영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수곤/전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 (산사태) 시작점 올라가 보면 거의 다 사람이 건드린 데가 80~90%에요. (관리 대상으로) 지정해 놓은 것들은 규모가 큰 것들이에요. 규모가 작은 것들은 관리 대상이 아니에요.]

이런 사이 10년간 기록을 넘는 최대 폭우가 쏟아지면서, 산림청은 그제(14일) 전국의 17개 시도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인 12곳에 산사태 위기 경보를 발령했습니다.

당장 산사태를 막지는 못해도 배수로 확충과 철근 콘크리트 옹벽 설치 등 피해를 최소화할 대안 마련이 우선 시급합니다.

또 정부와 지자체 등으로 쪼개진 산사태 관리 주체를 체계화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 지적입니다.

(영상편집 : 조무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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