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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브리핑 방해? 언론 자유 무시? 백악관에서 생긴 일

[월드리포트] 브리핑 방해? 언론 자유 무시? 백악관에서 생긴 일
미국은 언론의 자유를 강조하는 대표적인 나라 가운데 하나입니다. 실제로 미국 기자들은 취재 현장에서 거침없이 질문을 쏟아냅니다. 가끔은 지나치다 싶을 정도입니다. 예를 들어 정상회담 시 시작 전이나 후를 언론에 일부 공개하는데 타국 정상이 있는 자리에서도 (타국 정상은 마치 없는 사람인양) 미국 대통령에게 자신들이 관심 있는 이슈만 집중적으로 물어보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휴가지서 백악관 복귀한 뒤 기자들과 대화하는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AP, 연합뉴스)

또 하나, 여러 언론이 몰리는 주요 행사장에서 질문 기회가 사실상 한 번만 주어지는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에서는 후속 질의가 가능합니다. 대통령이나 의회 지도자, 고위 관료 같은 유력 인사 등을 상대로 기자 본인이 확인하고자 하는 사안을 여러 차례 질문하고 답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일종의 언론 문화 차이로 우월을 따지기는 어려우나 깊이 있는 취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부러운 측면이 있습니다.

반면, 고개가 갸웃해지는 부분도 있습니다. 브리핑룸이 철저히 주류 매체 위주로 운영된다는 점입니다. 언론의 자유라는 관점에서는 모든 언론에게 공평한 취재 기회가 주어져야 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특파원들이 많이 접하게 되는 미 국무부만 해도 브리핑 첫 질문은 늘 AP 기자에게 돌아갑니다. 아니, 대변인 스스로가 당연하다는 듯 모두 발언이 끝나면 '질문이 뭐냐'는 듯 AP 기자부터 쳐다봅니다.

수많은 기자들이 몰리는 백악관 브리핑룸의 풍경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전통적인 주류 매체들이 앞줄을 차지하고 군소 매체들은 뒷자리에 앉습니다. 사전 신청만 하면 어느 매체든 브리핑에 참여할 수 있지만 물어볼 기회까지 가질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예상하셨겠지만 대변인에게 질문권을 받는 건 대부분 들으면 누구나 알 법한 주류 매체들입니다. 우리나라라면 충분히 항의가 나올 법한 상황이지만 미국만의 언론 문화인지 그간 그런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 질문권 문제를 놓고 백악관과 한 출입 기자가 정면 충돌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한 인터넷 매체 출입기자가 질문 기회를 주지 않는다고 브리핑 도중 거듭 항의하자 백악관이 해당 기자에게 출입을 정지시킬 수 있다고 경고한 겁니다. 경고 서한에서 백악관은 기자들이 브리핑룸이나 행사장에서 종종 목소리를 높이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지속적인 방해는 다른 문제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런 방해는 다른 언론인이나 정부 당국자, 출연자가 답하는 걸 막는다며 이런 혼란에 대응하는 백악관 대변인의 유일한 선택은 브리핑을 중단하는 것으로 이는 모든 언론인에게 피해가 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동료 기자에게 소리를 지르고 백악관 직원의 중단 요청에도 계속 브리핑이나 행사를 방해한다면 출입증이 정지되거나 취소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백악관은 그간 이 기자가 브리핑룸에서 진행을 방해한 사례도 제시했습니다. 지난달 26일 계속 질문권을 요구하며 자신에게 언론의 자유를 주지 않고 있다고 소리치자 대변인이 매우 무례한 행동을 하고 있다고 지적한 데 이어, 주변 기자들도 그만 방해하라고 이야기하면서 브리핑이 잠시 중단됐습니다. 지난 3월 브리핑에서는 '정신 건강'의 중요성을 강조하려 유명 TV 드라마 출연진이 브리핑룸을 찾았는데 이들을 소개하기 직전 같은 기자가 소리를 지르면서 백악관 기자단이 "에티켓이 무너졌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또 지난해 12월에는 그의 고성에 대변인이 갑자기 브리핑을 접고 퇴장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투데이뉴스 아프리카' 소속인 해당 기자는 폭스 뉴스에 출연해 자신이 차별받고 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습니다. 수개월 동안 손을 들어 질문하려 했지만 백악관 대변인이 이를 외면해 항의 차원에서 소리를 지른 것일 뿐이라는 겁니다. 그렇다면 진실은 뭘까요? 마침 인터넷에 브리핑 도중 벌어진 일을 정리한 영상과 해당 기자의 뉴스 출연 영상이 올라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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