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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 '한국에는 없던 공'을 던지는 투수의 등장

KIA의 새 외국인 투수 산체스, 엄청나게 휘는 공을 던지다

스프 야구수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9일, KIA의 새 외국인 투수 마리오 산체스는 환상적인 KBO 무대 데뷔전을 치렀다. KT를 상대로 7회 1아웃까지 5안타 1실점 호투로 승리투수가 됐다. 독특한 '이중 키킹' 동작과 베테랑 야구인들도 처음 본 1루 견제 동작은 뜨거운 화제가 됐다. 잘 알려지지 않은 건, 산체스의 주 무기도 한국에는 없던 '희귀종'일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이다.

산체스는 그 경기에서 10개의 삼진을 잡았다. 그중 10개를, 같은 종류의 변화구로 잡았다. '스포츠투아이'의 PTS 시스템은 그 공을 '슬라이더'라고 분류했다.

그런데 산체스의 슬라이더에는 특이한 점이 있었다. 옆으로 휘어져나가는 폭, 이른바 수평 무브먼트가 엄청나게 컸던 것이다. PTS에 찍힌 산체스의 슬라이더 수평 무브먼트는 28.3cm. 쉽게 말해 오른손 타자의 눈에 바깥쪽으로 28.3cm 휘어져 나가는 것처럼 보였다는 뜻이다.

현재 KBO리그의 '브레이킹 볼' (투수가 던지는 손의 반대방향 회전을 걸어 휘어지게 만드는 변화구. 커브, 슬라이더가 대표적이다) 계열의 공 중에서, 산체스의 슬라이더보다 수평 무브먼트가 큰 공은 두 종류뿐이다.

스프 야구수다
고영표
산체스보다 수평 무브먼트가 큰 고영표와 신정락은 공통점이 있다. 둘 다 언더핸드 투수들이다. 언더핸드-사이드암 투수들의 공은 원래 옆으로 많이 휜다. 팔 스윙이 지면과 수평 방향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공에 자연스럽게 횡방향 회전, '사이드 스핀'이 걸리기 때문이다. 오버핸드 투수들이 던진 공은 사이드암 투수들과는 반대다. 패스트볼에 '백스핀'을 걸어 타자의 눈에 떠오르게 보이게 만들거나, 커브에 '톱스핀'을 걸어 폭포수처럼 떨어지게 만들기에 유리하다. 즉 거칠게 말해 '옆구리 투수'들의 공은 옆으로 휘고, '정통파 투수'들의 공은 위아래로 휜다.

만약 '정통파 투수'인데 '옆구리 투수'처럼 옆으로 많이 휘게 만들 수 있다면? 타자 눈에는 엄청나게 낯선 공이 된다. 요즘 세계 야구에서 가장 유행하는 변화구 스위퍼가 대표적인 구종이다. 원래 슬라이더를 옆으로 휘게 만드는 사이드 스핀은, 정통파 투수가 만들기에 한계가 있다.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팔 스윙 각도 때문이다.

그런데 '스위퍼'는 사이드 스핀에다가, '날아가는 공의 실밥과 공기의 마찰 빈도의 좌우 불균형에 따른 압력차'라는 복잡한 물리 법칙에 따른 힘을 추가한다. [*SSW (Sim Shifted Wake)라는 이 현상에 대한 설명은 링크 참조] 그래서 오버핸드 투수의 기존 슬라이더보다 훨씬 옆으로 더 많이 휘게 만든다. '위에서 던지는 투수들의 공은 옆으로 휘어봤자 어느 정도'라는 상식이 몸에 밴 타자들은 당황해 헛스윙을 한다.

바로 산체스의 변화구처럼.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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