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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도 않고 정지했다 풀었다"…'주먹구구' 거래정지 수사

<앵커>

지난 5월 전현직 경영진의 횡령과 배임 혐의가 불거지면서 한국 거래소가 코스닥 상장사인 이화전기에 대해 매매거래 정지했다가 푸는 걸 반복해 시장에 혼란을 줬던 일이 있습니다. 저희 취재 결과 당시 한국 거래소가 이화전기 측 말만 믿고 횡령, 배임 금액이 얼마인지, 또 이를 지시한 사람이 누군지 등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걸로 드러났습니다.

백운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횡령, 배임 등의 혐의로 김영준 이화그룹 회장 등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사실이 알려진 지난 5월 10일 한국 거래소는 코스닥 상장사 이화전기에 대한 주식 매매를 정지했습니다.

즉시, 회사 측에 공시를 요구했는데, 횡령, 배임 혐의 금액이 총 8억 3천만 원이며 김 회장은 전직 임원으로 회사와 무관하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횡령, 배임 혐의 금액이 거래 정지 기준인 10억 원에 못 미친다는 이화전기 측 말을 믿은 거래소는 12일 거래를 재개했는데 이화전기는 이날 16.7%나 올랐습니다.

[이화그룹 계열사 투자자 : 문제가 다 없어졌구나. 그래서 2천5백만 원을 추가로 매수를 한 거죠. 이혼을 해서 이게 1년 생활비를 받은 거였어요.]

하지만 거래소는 장 마감 전인 오후 2시 22분 다시 거래를 정지시킵니다.

검찰로부터 김 회장이 사실상 업무집행 지시자이고, 횡령 배임 혐의 금액이 거래 정지 기준인 10억 원을 훨씬 초과한다는 점을 전해 들었기 때문입니다.

소액투자자들은 거래소에 파견 검사도 있는데 이런 중요한 사실 관계도 파악하지 못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이현규/변호사 (이화그룹 소액투자자 법률대리인) : (검찰에) 확인했다면 거짓이라고 알 수 있을 것 같아서, 한국거래소도 이 혐의에 대해서 방조를 한 게 아닌가….]

소액투자자들은 주먹구구식 거래 정지와 해제 과정에서 이화그룹과 거래소 간 부당한 거래는 없었는지 밝혀달라며 고발장을 제출했고, 검찰은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영상취재 : 양두원, 영상편집 : 이재성, CG : 엄소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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