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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막뉴스] "죄송합니다" 무인점포 점주 울린 초등학생 쪽지

녹색 티셔츠를 입은 한 아이가 무인점포에서 물건을 집어들고, 셀프 계산대에 바코드를 찍은 뒤 가방에서 지갑을 꺼내 동전을 세기 시작합니다. 

그러고는 CCTV를 쳐다보고 마치 확인해달라는 듯이 양손을 뻗어 손에 쥔 동전을 보여주고, 키오스크 기계 옆에 내려놓습니다. 

계산을 끝내고 나가는가 했더니 책가방에서 메모지와 연필을 꺼내 뭔가를 꾹꾹 눌러씁니다. 

평소처럼 가게 청소를 하다 쪽지와 동전을 발견한 점주는 뒤늦게 CCTV를 확인하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쪽지에는 "동전 넣을 곳이 없어서 옆에다 두고 갈게요. 죄송합니다"라는 글씨가 빼곡히 적혀 있었습니다. 

얼마 전 절도범이 골프채를 휘둘러 키오스크 기계를 고장내고 현금을 훔쳐 달아나는 바람에 크게 상심해있던 점주는, 동전통이 열리지 않자 900원과 함께 쪽지까지 남기고 떠난 아이의 마음에 큰 위로를 받았습니다. 

[ 무인점포 점주 : 뭉클했죠. 제가 그 전에 도난당한 일이 있어서. 제가 (절도를) 겪고 나니까 마음이 안 좋은 상태였거든요. 도난 때문에 경찰서도 왔다 갔다 해야 하고.. 그 상태에서 애가.. 그걸 보니까 마음이 참 누그러들더라고요. 고맙고. ]

수소문 끝에 영상 속 아이가 근처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점주는 책가방이나 문구류 같은 선물이라도 전달하려 했지만, 부모님은 이를 정중히 사양하고 오히려 아이를 통해 작은 화분을 사 건넸습니다. 

점주는 감사의 표시로 이 학생의 반 친구들과 선생님들에게 아이스크림을 선물했습니다.

[ 무인점포 점주 : 어른이든 애든 훔쳐가는 사람들이 있는데 제가 거의 신고를 안 해요. 몇천 원 때문에 전과자 만들기가 싫어서.. 다른 무인 쪽 사장님들도 저랑 비슷할 거예요. ]

무인점포 관련 절도 피해도 급증하고 있지만, 천진난만한 어린이의 행동이 많은 사람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 취재 : 정혜경 / 편집 : 서지윤 / 자료출처 : 무인점포 점주·유튜브 채널 'KMIB' /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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