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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 '헛똑똑이'들이 이끄는 집단이 쇠퇴할 수밖에 없는 이유

[스프칼럼] 왜 공룡은 문명을 이룩하지 못했을까 (글 : 이대한 교수)

스프칼럼 이대한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진화생물학자로서 아주 의아한 사실이 있다. 왜 호모 사피엔스에 이르러서야 지구에 문명이 등장하게 되었을까. 누군가 '인간만큼 똑똑한 종이 없었으니까 그렇겠지!'라고 대답하겠지만, 그 대답은 오히려 또 다른 질문을 불러일으킬 뿐이다. 왜 인간만큼 똑똑한 종이 지금껏 출현하지 않았을까.

인간의 지능은 특별하다. 보이지 않는 전자기파를 이용해 무선 통신으로 지구 반대편 사람들과 실시간으로 대화를 나누고, 물질 사이에 작용하는 힘을 정밀하게 계산하여 하늘로 솟은 마천루와 바다를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설한다. 거대한 현미경과 망원경을 만들어 아주 작은 물질과 아주 멀리 떨어져 있는 별들을 관찰하고, 그것도 모자라 직접 대기권을 벗어나 광활한 우주공간을 항해한다. 실험실에서 미니 장기를 제작하고, 킬러세포를 만들어서 암세포와 싸우게 한다. 진화 역사상 어떤 생물 종도 이루지 못한 업적들이다.

이러한 인간의 놀라운 지적 능력은 뇌에서 나온다. 그런데 진화의 관점에서 보자면 인간의 뇌를 만들어 내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인간의 뇌는 무에서 유로의 새로운 발명을 통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매우 짧은 시간 동안 진행된 '업그레이드'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스프칼럼 이대한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인간과 침팬지는 체중이 비슷한 편이지만, 인간이 훨씬 더 커다란 뇌를 지니고 있다. 단, 성장을 완료했을 때 기준이다. 갓 태어났을 때 인간과 침팬지 뇌의 크기는 비슷하다. 그러나 침팬지의 뇌는 출생 이후 별로 성장하지 않지만, 인간의 뇌는 계속 자라며 점차 크기 차이가 벌어진다. 달리 말해 발생 과정에서 뇌는 일정 시기가 되면 성장이 '억제'되는데, 인간에게서는 침팬지에서보다 이 억제 스위치가 훨씬 늦게 켜지는 방식으로 뇌 용량의 업그레이드가 일어났다.

이렇게 중사양 영장류 공동조상의 컴퓨터(뇌)가 더 커다랗고, 더 주름진 현생 인류의 뇌로 업그레이드되는 데에 걸린 시간은 수백만 년에 불과(!)했다. 진화적 스케일에서 볼 때 동물의 뇌가 처음 출현한 후로 흐른 수억 년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 시간이다.

더욱 중요한 사실은 인류의 뇌가 업그레이드된 시간이 다른 모든 종에게도 동등하게 주어졌다는 것이다. 침팬지에게도 인간만큼 똑똑한 뇌로 업그레이드할 시간이 정확히 동일하게 주어졌음에도 그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은 이유는 왜일까. 더 거슬러 올라가면 왜 다른 영장류나 포유류, 혹은 파충류에게서는 일어나지 않았을까. 이를테면 공룡 말이다.

스프칼럼 이대한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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