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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발 사주' 증인 김웅 "내 목소리 맞는데 기억은 없어"…판사 "기억 남아야 정상인데"

'고발 사주' 증인 김웅 "내 목소리 맞는데 기억은 없어"…판사 "기억 남아야 정상인데"
▲ 법정 향하는 김웅 의원

국민의힘 김웅 의원이 '고발 사주' 의혹의 핵심 증거로 제출된 조성은 씨와의 통화 녹음을 법정에서 직접 청취했으나 발언 내용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김 의원은 오늘(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옥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손준성 검사의 공무상비밀누설 등 혐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내 목소리는 맞는데 내용은 기억에 없다"고 증언했습니다.

그러면서 고발장을 누구한테 전달받았는지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재판부는 "자료를 세 차례나 걸쳐 나눠 받았는데 기억에 남아야 정상이 아니냐"며 의문을 표했습니다.

이 녹음은 1차 고발장과 실명 판결문이 '손 검사→김 의원→조 씨' 순서로 전달됐다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지목한 2020년 4월3일 후보 신분이었던 김 의원과 조 씨 사이의 통화로, '고발장 초안을 저희가 만들어 보내드리겠다'는 발언 등이 담겼습니다.

김 의원은 공수처 검사가 '저희'가 누구냐고 묻자 "저와 제보자를 합쳐 '저희'일 텐데, 당시 채널A 사건 관련 제보는 여의도 정치부 기자, 서초동 (법조) 기자, 민주당 고위 관계자 등 복합적"이라며 "고발장 초안을 누구에게 받았는지도 기억하지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공수처 검사는 당시 텔레그램 메시지 꼬리표로 남은 '손준성 보냄'을 토대로 '저희'가 김 의원 자신과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이었던 손 검사를 말하는 것이 아니냐고 물었지만 김 의원은 "그럴 가능성이 상당히 낮다"고 부인했습니다.

또 "그 부분이 핵심일 텐데 만약 이게 대검에서 온 것이라 인식했다면 (내) 행위 자체가 달라졌을 것"이라며 "조성은 씨에게도 좀더 신경써서 봐달라고 당부했거나 보내지 않고 확인을 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김 의원은 손 검사 측 변호인이 '피고인으로부터 직접 1차 고발장을 전송받았냐'고 묻자 "그런 적 없다"고 단호히 답했다가 재판부가 "받은 적이 없다는 거냐,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거냐"라고 반문하자 "기억이 없고 그랬을 가능성도 거의 없다"며 말을 바로잡기도 했습니다.

이에 재판부는 "사건 당일 증인에게 기사와 페이스북 자료, 제보자 지모씨 관련 판결문, 고발장 초안 등 총 3회에 걸쳐 증인에게 자료가 전달됐는데 다른 제보보다 기억에 남아야 하는 것 아니냐"며 추궁했습니다.

재판부는 또 김 의원이 조 씨에게 고발장을 '(서울)남부지검에 내랍니다. 남부 아니면 (서울)중앙(지검)은 조금 위험하대요'라고 한 녹취록을 근거로 "제보자 측과 소통하고 있었던 것 아니냐", "고발 내용을 알아야 어디 접수해야 하는지 알 수 있었던 것 아니냐"고 묻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김 의원은 "저도 기억이 안 나는 게 답답하다. 기억이 났다면 이 사건을 최초 보도한 기자에게도 이야기했을 것"이라며 당시 자료를 가치있게 여기지 않아 제대로 살피지 않고 그대로 조성은 씨에게 전달한 것이라는 취지의 답변을 반복했습니다.

또 평소에도 고발장 초안 형태의 제보가 많이 들어왔고, 자신 외에도 손 검사와 가까운 미래통합당 관계자들이 많았다고 증언했습니다.

손준성 검사

김 의원은 "고발 사주에 대한 공수처의 수사 자체가 대통령 선거에 개입하기 위한 목적으로 느껴진다"며 "공수처장을 증인으로 신청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앞서 공수처는 지난해 5월 손 검사를 기소하면서 김 의원의 공모 관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지만 공수처법상 직접 기소 권한이 없어 사건을 검찰로 이첩했습니다.

김 의원은 2020년 4월 총선 직전 고발을 통해 당시 여권에 부정적인 여론을 형성하기로 공모하고 더불어민주당 최강욱 의원(당시 열린민주당 후보) 등 여권 인사에 대한 두 차례 고발장과 실명 판결문을 주고받은 혐의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검찰은 '손 검사→김 의원'에게 전달된 사실을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다는 등의 이유로 지난해 9월 그를 불기소 처분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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