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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 여행에 명절 떡값…선관위 게시판엔 "무제한 제공"

<앵커>

자녀 특혜 채용 의혹으로 큰 비판을 받았던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이번에는 직원들끼리 회의 수당을 몰래 빼돌리다가 감사원에 적발됐습니다. 이렇게 빼돌려진 돈은 외국 여행이나 명절 떡값에 쓰인 걸로 드러났습니다.

홍영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2017년 12월 비수도권의 한 선관위 사무처 직원 A 씨는 4박 5일 동안 필리핀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지역 선거 관리위원 8명과 동행했는데, 직원 A 씨는 경비 149만 원을 한 푼도 내지 않았습니다.

회의할 때마다 6만 원씩 선관위원들에게 지급하는 수당을 쌓아둔 데서 몰래 꺼내 준 겁니다.

감사원 정기 감사 결과, 이런 사례가 20건이나 됐습니다.

베트남 여행 148만 원, 제주도 골프 여행 139만 원 등 여행지와 목적도 다양했습니다.

또 전별금, 명절 떡값 등의 명목으로 많게는 90만 원까지 받은 직원도 있었습니다.

문제 될 소지가 다분했지만, 선관위는 지난 2016년과 2018년 두 차례 내부 게시판에 '선관위원은 사무처 직원의 상급자인 만큼 금품 제공이 가능하다'는 자체 청탁금지법 해석을 공지했습니다.

하지만 감사원은 지역 선관위원은 비상임 명예직이어서 공직자가 아닌 데다, 선거에 나가는 경우가 많아 선관위원의 돈을 받는 건 분명한 청탁금지법 위반이라고 봤습니다.

[김진경/감사원 행안3과 과장 : 선거관리위원하고 사무처 직원하고 관계가 부정 청탁이나 공정성 훼손 등의 개연성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볼 수는 단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감사원은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선관위 직원 128명의 비위 사실을 법원에 통보했습니다.

감사 결과에 대해 선관위는 사회통념상 지나친 금액임을 공감한다며 재발방지를 약속했습니다.

감사원은 또 중앙선관위가 위원장과 위원에게 법적 근거 없이 한 달에 200만 원이 넘는 수당을 줘 모두 6억 5천만 원을 부당 집행했다며 담당자 징계를 요구했습니다.

(영상편집 : 박지인, CG : 조수인·강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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