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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신차 큰 손' 60대 이상…새 차 필요한 이유 들여다보니

<앵커>

친절한 경제, 오늘(6일)도 권애리 기자와 함께합니다. 오랜만에 차 이야기네요. 올해 상반기에 지난해보다 차가 많이 팔렸죠. 그런데 새로 차를 가장 많이 산 나이대가 좀 의외인 것도 같습니다.

<기자>

지난해 상반기보다 새 차를 산 건수, 그  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연령대 60대 이상의 고령층이었습니다.

젊은이들이 아니라 60대 이상의 고령층, 은퇴 이후의 시기에 신차 등록 대수가 무려 34.2%나 늘어난 겁니다.

상반기에 등록된 새 차 62만 8천 대입니다. 전체적으로 지난해보다 19% 가까이 늘었습니다.
 
연령대별로 쪼개봤을 때 60대 이상의 증가율이 압도적인데요. 고령 차주들이 14만 5천 대에 가까운 새 차를 등록했습니다.

물론 인구 측면에서 60대 이상의 사람 수 자체가 늘고 있는 것도 큰 원인이기는 합니다.

이제 연령대별 비교를 할 때는 주제가 뭐든지 간에 전체 인구 변화를 먼저 볼 필요가 있는 게, 지금 60대 이상에서만 인구가 늘고 있고 다른 모든 연령대에서는 줄어들고 있거든요.

올해의 최신 집계인 지난 5월과 지난해 상반기 마지막인 2022년 6월을 비교했을 때, 60대 이상 그러니까 70, 80대 이상까지 고령층 전체가 1년 만에 46만 8천 명이나 늘어난 상태입니다.

반면에 50대는 8천 명 줄어드는데 그쳤지만 20대부터 40대까지는 10, 20만 명씩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래서 60대에서 새 차 사는 사람도 많고 증가율이 높은 점도 있지만, 지난해 상반기에는 60대 이상에서 121.8명 당 신차가 1대씩 늘어난 셈인 반면에 올해는 94명 당 1대로 껑충 뛴 게 맞습니다.

30대하고만 비교해 봐도 지난해 30대에서는 65.4명 당 새 차가 1대씩 늘던 게 올핸 59.6명당 1대씩 증가한 정도, 증가세가 훨씬 완만하죠.

<앵커>

60대 이상 분들 가운데서 운전을 좀 줄이는 분들도 많은데 통계는 느낌이 좀 다른 것 같습니다. 그러면 어떤 차를 가장 많이 샀습니까? 

<기자>

차종도 좀 의외였습니다. 이렇게 새 차를 사는 사람들이 늘어난 고령층, 어떤 차를 샀는지 봤더니요.

짐 싣는 차, 일하는 차, 포터나 봉고처럼 트럭이나 승합차 같은 것들을 많이 사고 있었습니다.

이제 연세가 지긋해져서 승차감 좋게 편안하게 타고 다닐 만한 세단을 산다는 건가, 이렇게 언뜻 들 법한 생각과 완전히 배치되는 차종들이죠.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가 국토교통부의 차량 등록 통계를 분석해 봤는데요.

60대뿐만 아니라 70대에서도 제일 많이 팔린 새 국산차는 중형 트럭, 포터였습니다.

그다음은 그랜저였지만 3위는 또 60, 70대 양쪽 다 봉고입니다.

반면에 20대부터 50대까지는 흔히 떠올리시는 그 차들, 세단이나 인기 SUV들이 주로 상위에 올라 있었습니다.

60대 이상에서 오히려 트럭이나 승합차가 제일 인기인 이유 좀 짐작할 수 있죠.

이른바 인생 이모작으로 계속해서 노동하기 위한 차, 생계형 창업을 위한 차를 사는 경우가 많은 걸로 분석된다는 겁니다.

귀농을 한다거나 생계형 자영업에 뛰어들면서 새 차를 사는 고령층이 적잖게 보인다는 거죠.

<앵커>

실제로 일하는 60대가 일하는 20대보다 많다는 조사 결과도 있었죠. 이런 상황과도 맥락이 통하는 것 같습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2021년부터입니다. 일하는 60대가 일하는 20대를 추월하기 시작한 게, 그리고 최신 집계인 올해 5월을 보면 이제 60대 근로자가 20대 근로자보다 63만 4천 명이나 더 많습니다.

2021년 기준으로 이미 20대 인구가 60대 인구의 97.3% 수준으로 더 적고요. 

지난 2년 동안에 더욱 빠르게 격차가 벌어져 와서 그런 점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60대에도 은퇴하지 못하거나 은퇴하지 않는 사람들의 비중이 높아지는 것은 분명합니다.

우리나라 고령층의 상대적 빈곤율은 45% 정도입니다. OECD 국가 중에서도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빈곤한 노인이 많은 편이라고 하는 미국이 20%대인 거랑 비교하면 감이 오죠.

60대 이상이 돈을 버는 이유는 생계가 압도적입니다.

그나마 포터 같은 중형트럭을 생계를 꾸리기 위해서 신차로 사들일 수 있는 노인은 빈곤하다고까지 할 수는 없겠지만요.

과거와 달리 고령층의 생계를 자식에게 의탁하는 게 아니라 자기가 알아서 해결하는 분위기가 점점 더 커지고 있고요.

또 60대의 경우에 예전보다 건강한 노인이 많아지는 것도 작용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제 60대 5명 중 3명은 일합니다. 59.7%, 학생이 많은 20대 고용률 62.3%와 큰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노인들이 차를 생각보다 많이 사네, 이렇게 들여다보게 되는 이 통계에는 점점 더 노동하는 인구로 편입되는 모습이 분명해지는 60대와 그 이상 연령에서도 쉬지 못하는 사람이 많은 고령층의 현실이 녹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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