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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타이완 군사 충돌 발생 시 제일 큰 타격은 한국?

<앵커>

친절한 경제의 오늘(4일)도 권애리 기자와 함께합니다. 오늘은 국제 정치 사안으로 시작하네요. 타이완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갈등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북아시아에도 최근 가장 중요한 문제인데 혹시라도 군사 충돌 같은 위기 상황이 벌어지면 가장 타격을 크게 입는 나라가 한국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고요.

<기자>

만약에 타이완에서 진짜 군사 충돌 같은 위기 상황이 발생한다고 하면 전 세계에서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경제는 어디일까, 이런 질문으로 시작한 보고서 결론은 일본, 필리핀 그리고 바로 우리, 한국이었습니다.

영국의 경제 시사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분석 기관인 EIU에서 내놓은 결론입니다.

이렇게 3개의 나라가 타이완에서 위기가 발생했을 때 가장 상황에 크게 휘말리기 쉽다는 겁니다.

첫 번째 중국과의 교역 규모가 클 뿐만 아니라, 두 번째 타이완해협에 지리적으로도 가깝고요.

또 하나, 아시아 지역에서 미국의 대표적인 동맹국들이라는 점이 이유로 지목됐습니다. 

이 세 나라의 공통점은 미군 기지가 주둔해 있다는 거죠. 극단적인 경우에 중국의 선제적인 공격에 대한 취약성이 부각되는 나라들이라는 겁니다.

EIU는 세계 60개 경제 권역에 대한 분석, 특히 위기 상황에 대한 예측 시나리오로 세계적으로 공신력이 있는 기관입니다.

각국의 정보기관들이 여기 분석을 주요 참고 자료로 삼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런 기관에서 아예 타이완에서의 군사 충돌까지를 상정한 시나리오를 낸 자체가 이목을 끌었는데요.

EIU는 일단 자기들의 핵심 전망은 군사충돌은 없을 거라는 쪽에 더 무게를 둔다고 전제했습니다.

하지만 타이완을 둘러싼 지금까지의 미중 긴장만으로도 이미 위험부담은 발생하기 시작한 거라고 지적하면서 이런 예측을 내놨습니다.

<앵커>

어떤 상황에서도 무력 충돌은 없어야 될 텐데요. 이 지도를 보니까 우리와 일본이 빨간색으로 칠해져 있습니다. 이건 어떤 뜻입니까? 

<기자>

색깔이 진할수록 타이완에서 전면적인 군사 분쟁이 발생했을 때 위험한 나라들이라는 뜻인데요.

우리와 일본, 필리핀만 빨갛죠. 그리고 홍콩과 베트남, 호주, 태국, 말레이시아가 그다음 주황색 정도입니다.

두 번째로 위험 노출도가 큰 이들 나라에 미칠 영향만 봐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발생한 경제적 영향들은 아무것도 아닌 수준으로 보일 거라고 이 보고서는 단언했습니다.

무엇보다 타이완해협이 전 세계에서 가장 화물선이 많이 다니는 수역 중에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군사 충돌이 발생하면 선박 물류뿐만 아니라 항공 물류, 여객 수송까지 이 지역의 촘촘한 통행망은 마비된다고 봐야 한다.

그래서 기업들과 물류 회사들이 타이완 해협을 우회하는 대안을 개발하겠지만 어떠한 대안이든 시간과 비용이 지금보다 훨씬 크게 들게 되고 결국 막대한 보험료까지 발생할 거라는 겁니다.

<앵커>

그런데 경제만 따로 떼놓고 봐도 우리가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을 것으로 나왔고요. 이거는 왜 그런 겁니까?

<기자>

전반적인 위험은 보시는 것처럼 필리핀, 일본, 그다음이 한국이지만 경제적인 부분을 따로 떼놓고 봤을 때도 홍콩 그리고 또 우리 한국이었습니다.

중국을 위시한 글로벌 공급망에 문제가 생기면 특히 우리 반도체 산업에 타격이 엄청날 거란 문제가 있고요.

타이완에서 무력 충돌이 일어난다고 하면 타이완 기업 TSMC로 대표되는 첨단 시스템 반도체 생산은 일단 멈춘다고 봐야 할 텐데요.

당장 여기를 대체할 나라도 회사도 없다는 거죠.

한국이 강점이 있는 첨단 제조업들 스마트폰, 자동차, 가전, 그리고 데이터센터나 심지어는 주식 시장에  필요한 설비들에 이르기까지 타이완에서 생산하는 반도체들이 꼭 필요한데요.

우리나라가 전 세계에서 네 번째로 여기에 의존도가 높은 나라라는 분석이었습니다.

그만큼 첨단 제품을 많이 만드는 수출강국이란 얘기도 되지만, 타이완 반도체 수입이 끊기면 당장은 삼성전자도 SK하이닉스도 충분히 대체할 수 없다는 거죠.

아주 장기적으로는 TSMC가 맡았던 역할 중에서 첨단 반도체 부분을 대체할 수 있는 바로 그 나라로 우리가 꼽히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거기까지 이르기에는 여러 가지 난관이 있는 걸로 분석됐고요.

올초에는 미국의 대표적인 정책 연구 기관인 CSIS와 퍼시픽포럼 같은 곳에서도 중국의 타이완 침공 시나리오가 잇따라 나왔는데요.

이들도 공통적으로 한국에 미칠 영향이 지대할 걸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EIU가 연구목적으로 밝힌 것처럼 일어나지 않은 상황에 지나치게 불안해할 필요는 없지만, 대응전략을 세우는 건 미리미리 해둬야 한다. 

그런 점에서 우리에게 큰 의미가 있는 분석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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