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 군기지에 텐트 300여 개 포착…바그너 터 잡았나

러시아에서 반란을 일으킨 바그너그룹 용병들의 새 거처로 지목된 벨라루스의 버려진 군기지에 텐트 300여 개가 들어선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미국 뉴욕타임스와 영국 BBC방송은 상업 위성업체 플래닛랩스가 촬영한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벨라루스 소도시 아시포비치 인근의 빈 기지 안에 텐트 수백 개가 설치됐다고 현지시간 지난달 30일 보도했습니다.

위성사진은 지난달 29∼30일 촬영된 것으로, 이들 매체는 해당 기지 안에 텐트가 250~300개 이상 설치됐다고 추정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수천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주거용 텐트가 최근 닷새 사이에 설치된 것으로 보이며, 지원시설로 추정되는 천막과 경비시설 등도 세워졌다고 보도했습니다.

앞서 이 매체는 바그너 용병이 반란을 시도했다가 중단된 지난달 24일로부터 이틀 뒤인 26일 텐트들이 들어서기 시작했다고 전했습니다.

BBC는 지난달 15일 촬영 사진에서는 해당 기지에 이 같은 구조물이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위성사진에는 텐트가 설치된 것 외에는 다른 활동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나 이곳에서 지낼 군인들이 아직 도착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이 기지와 시설물이 바그너그룹 용병을 수용하기 위한 것인지는 용병이 실제로 올지는 아직 불분명하지만, 알렉산드로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바그너 용병들에게 제공하겠다고 한 내용과 일치한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습니다.

앞서,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러시아 국방부 등 군 수뇌부와 갈등을 빚다가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에 배치돼 있던 바그너 부대원 수천 명을 이끌고 반란을 시도했습니다.

프리고진과 용병들은 반란을 중단하는 대신 형사 처벌을 면제받았고, 프리고진은 벨라루스로 망명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