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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 한화의 상승세를 만든 '고정관념의 파괴'

스프 야구수다 CG
지난 10일, LG전을 앞두고 구장으로 출근한 이진영(한화)은 깜짝 놀랐다. 당일 선발 라인업의 맨 위에 자신의 이름이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

"프로에 데뷔하고 7년 동안 1군에서 1번 타자를 해본 적이 한 번도 없었거든요. 너무 당황했어요. 혹시 상대 선발이 좌투수라서 그런가 봤는데, (오른손투수인) 케이시 켈리더라고요. 최원호 감독님이 왜 저를 1번으로 놓으셨는지, 짐작이 안 되더라고요."

한국에서 '1번 타자의 이미지'는 분명하다. 장타력이 조금 부족해도 출루 능력과 콘택트 능력이 좋고 발이 빠른 타자. 올 시즌 리그 전체에서 가장 많은 309타석에 1번 타자로 등장해, 장타율(0.407) 보다 훨씬 높은 출루율(0.451. 리그 1위)을 기록 중인 홍창기(LG)는 '좋은 1번 타자'의 전형이다.

이진영은 이런 1번 타자에 대한 통념과는 전혀 맞지 않는 타자였다. 지난해 한화로 트레이드된 뒤, 1번 타자로 처음 기용되기 전날인 올해 6월 9일까지 이진영의 성적은 이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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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타력을 제외하고 이진영에게 리그 평균보다 낫다고 평가할 능력은 없었다. 출루 능력과 콘택트 능력, 볼넷을 고르는 능력 모두 평균 이하였다. 특히 삼진 문제는 심각했다. 이 기간 동안 200타석 이상 들어선 타자들 가운데 이진영보다 높은 삼진 비율을 기록한 타자는? 아무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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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타자, 즉 '장타 원툴' 타자는 보통 하위타순에 넣는 게 상식이다. 상위타순에 놓으면 아웃카운트를 너무 많이 소진하고 작전 수행 능력도 떨어져 팀에 끼치는 피해가 커지는 반면, 하위타순에 넣으면 앞서 출루한 상위타순의 타자들을 '일발 장타'로 불러들일 가능성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진영도 지난해부터 6월 9일 전까지 가장 자주 기용된 타순은 5번. 그다음은 7번이었다.

그런데 최원호 감독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이진영이 원래 '장타 원 툴'인 선수가 아닐 수 있다는 추정이었다.

"진영이는 작년에 한화에 오자마자 한 달 정도 돌풍을 일으켰어요. 그러다 보니까, 팀이 바라는 게 장타라고 느끼기 시작했고, '장타를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이 생긴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스윙 밸런스도 깨지고 부진에 빠졌지요. 그때는 출전 기회가 꾸준하지 않으니까 어떻게든 나갔을 때 장타를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오히려 기량이 안 나왔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퓨처스 감독 시절, 종종 1번 타자로 기용됐을 때 잘 치던 이진영의 모습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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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잘 치는 타자들을 상위 타순에 몰아넣는 스타일이었어요. 그래서 이진영도 장타자지만 1번에 많이 기용해 봤는데 나쁘지 않았던 기억이 났어요. 마침 1군에서 1번을 맡아온 정은원 선수가 부진했고, 문현빈 선수는 1번에 놓으니까 원래 자기 스타일대로 자신 있게 스윙을 하지 못하는 모습이 보였어요. 그래서 타격코치들과 상의 끝에 이진영을 1번에 넣어보기로 했죠."

6월 10일 LG전에 처음 1번 타순에 기용된 뒤, 이진영의 활약은 놀랍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사진=연합뉴스, 한화 이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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