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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제재 '뒷구멍'…우크라전 러 무기에 미국 부품 60% 넘어"

"중국이 제재 '뒷구멍'…우크라전 러 무기에 미국 부품 60% 넘어"
러시아가 서방의 수출규제 허점을 이용해 우크라이나전에 필요한 무기의 핵심부품을 중국을 통해 서방에서 사들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특히 러시아 무기에 사용되는 수입 핵심 부품의 60% 이상이 미국에서 제작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우크라이나 키이우 경제대학의 싱크탱크 KSE 연구소의 보고서를 입수해 이렇게 보도했습니다.

KSE 연구소는 우크라이나 당국이 전장에서 획득한 러시아 무기를 분석한 결과와 자체 확보한 올해 1분기 러시아 무역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이번 보고서를 작성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는 지난해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인 3월부터 12월까지 서방의 수출 통제에도 불구하고 203억 달러(약 26조 원)의 군사 장비 관련 부품을 수입했습니다.

이는 우크라이나 침공 전인 2021년 대비 15% 감소한 수치에 불과합니다.

러시아 무역 통계자료에 따르면 러시아는 미국이나 유럽, 아시아와 중동에 본사를 둔 155개 기업에서 제조한 무기 부품을 구매했고 이 가운데 59개 기업이 미국 업체입니다.

작년 3월∼12월 러시아가 수입한 민간과 군사용으로 모두 쓰일 수 있는 이중용도 제품의 64%도 미국 기업이 생산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러시아 수입 부품의 절반은 마이크로칩과 프로세서 등 반도체가 차지했습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러시아제 순항 미사일과 단거리 방공 미사일 등에서 수입 부품을 발견했습니다.

외국산 부품의 주 수입 통로는 중국으로 지목됐습니다.

러시아 무역 자료에 따르면 작년 3월∼12월 러시아는 핵심 부품 총가치의 72%를 중국에서 수입했습니다.

이는 전년도 같은 기간의 22%에서 크게 늘어난 수치입니다.

그러나 중국에서 실제 생산된 제품은 일부분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전문가들은 마이크로칩 같은 핵심 부품이 합법적 기업 간 판매에 재판매를 거듭하다 중국이나 다른 국가에 넘어가면 러시아 유령회사가 이를 사들여 러시아에 들여보내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러시아 무기에 쓰이는 미국산 부품의 주요 생산자는 마이크로칩 테크놀로지, 아날로그 디바이스, 텍사스 인스트루먼츠, 인텔 코퍼레이션, 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스 등 5개 기업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 5개 기업은 뉴스위크의 논평 요청에 모두 "수출 통제 및 제재를 준수하고 있으며 러시아나 그 동맹국에 제품을 판매하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실제로 전쟁 이후 외국 기업의 러시아에 대한 핵심 부품 직접 판매 비중은 전쟁 전년 45%에서 작년 3월∼12월 2%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뉴스위크는 보도했습니다.

그런데도 러시아가 미국산 부품을 다량 구매해서 쓸 수 있는 것은 수출 통제 시스템에 일부 허점이 존재하기 때문으로 분석됐습니다.

미국 상무부는 그러나 이에 대해 "러시아가 수출 통제와 제재를 우회하려는 시도는 제재가 효과가 있다는 증거"라고 반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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