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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쇼] 현직 교사 "봉투문제 받으러…SRT 타고 대치동 달려가는 학생들"

- '수능문제 입수했다'? 봉투문제 파는 학원들
- 학생들, 동탄에서 SRT 타고 강남학원 다녀
- 킬러문항, 학교 수업만 가지고는 풀기 어려워
- 수능 쉬워진다고 학원 안 갈까…불안이 핵심
- 아이들, 수학교사 이름 몰라도 현우진은 안다
- 文정부 정시 40% 확대, 공교육 무너뜨린 처사
- 킬러문항, 난이도 조정? 고3들은 혼란 그 자체


■ 방송 : SBS 김태현의 정치쇼 (FM 103.5 MHz 7:00 ~ 9:00)
■ 일자 : 2023년 6월 22일 (목)
■ 진행 : 김태현 변호사
■ 출연 : 정미라 경기 병점고 교사 (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 부소장)

▷김태현 : 뉴스 속 깊숙한 이야기를 들어보는 이너뷰 시간입니다. 정부는 사교육 시장이 더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 수능의 킬러문항을 배제하겠다 이렇게 얘기했는데요. 과연 공교육 현장에서는 이 수능 논란 어떻게 보고 있는지 교육정책 관련해서 꾸준히 연구해 오신 경기도 화성시에 있는 병점고등학교 정미라 선생님과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정미라 : 안녕하세요.

▷김태현 : 먼저 이 얘기부터 제가 질문을 드려보겠습니다. 최근에 있었던 보도인데요. 실제 대치동 대형 입시학원들에서 수능 출제위원들이 자기의 그런 경력을 내세워서 수능 모의고사 문제를 만들어 강남 대형학원들에 판다 뭐 이런 기사 보셨지요?

▶정미라 : 네, 많이 나오더라고요.

▷김태현 : 이거 실제 있는 일입니까?

▶정미라 : 제가 실제 있는지 직접 확인해 본 것은 아니지만 실질적으로 2017년도에도 모의고사 문제를 유출했다라고 하는 의혹이 제기가 되어서 모 학원강사가 여러 유튜브라든지 아니면 여러 가지 정보에 막 노출이 되는 상황들이 벌어졌거든요.

▷김태현 : 네.

▶정미라 : 아무래도 사교육시장에서는 이 수능에 얼마나 접근 가능한가, 얼마나 그 문제를 제대로 찍느냐 이것으로 인해서 아무래도 수입에 엄청난 차이가 나타나다 보니까 이 수능문제를 어떻게든 비슷하다, 아니면 이 수능문제를 우리가 입수했다 뭐 이런 식의 이야기들이 있다라는 이야기들을 접한 적은 있습니다.

▷김태현 : 그러면 실질적으로 학생이나 학부모들이 그 학원에 관심을 두고 갈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이런 얘기이신 거지요?

▶정미라 : 그렇지요. 예를 들면 저는 지금 여기 동탄 쪽에 근무를 하고 있는데요. 동탄 쪽에서도 SRT를 타고 강남 학원을 가요. 왜 갈까요?

▷김태현 : SRT를 타고.

▶정미라 : 저는 처음에는 그게 정말 이해가 안 가더라고요. 그런데 아이들이 학원에서 봉투문제를 준대요.

▷김태현 : 봉투문제요?

▶정미라 : 네. 봉투문제라는 게 있는데 그것은 온라인 판매용도 있고 대면 현장에서만 파는 문제도 있다라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그 문제들이 아무래도 수능 접근성이 더 좋다라고 판단을 많이들 하고 있고요. 그 문제를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대면으로 강남학원에 접근해야 된다는 얘기들을 하더라고요.

▷김태현 : 요새 온라인, 오프라인 강의 두 가지가 있는데 온라인에서 인강으로 듣는 학생들한테는 봉투에 넣어서 주는 특급 탑 시크릿 문제를 안 주고, 실제 대치동 학원 와서 현장 강의를 듣고 비싼 돈을 내는 학생들한테 그 봉투문제를 준다?

▶정미라 : 네. 그리고 또 하나는 강남 학원에도 안에 자체적으로 모의고사 성적표를 갖고 와서 레벨을 정해서 아이들을 별도로 한다라는 이야기도 들었거든요. 그래서 제일 좋은 레벨에 들어가는 아이들이 제일 좋은 문항을 접하게 된다라는 이야기들도 나오고 있습니다.

▷김태현 : 이게 현직 고등학교 선생님한테 질문하기는 조금 실례가 될 수도 있는데요. 현실을 제가 여쭙는 겁니다. 실제로 국어하고 수학에 나오는 킬러문항이라는 거 있잖아요. 그냥 제가 딱 봐도 어려워 보이기는 하더라고요. 그거 사교육 안 받으면, 대치동 학원의 손을 타지 않으면 실제로 풀기가 어렵습니까? 학교 수업만 받아서는 풀기가 어려워요?

▶정미라 : 학교 수업만 받아서 풀기를 희망하지만 쉽지 않습니다.

▷김태현 : 아, 그게 현실이다.

▶정미라 : 네.

▷김태현 : 그건 왜 그런 거지요?

▶정미라 : 다 교육과정에 준해서 낸다라고는 하지만 지문이나 이런 부분에 있어서 이것을 접해 봤느냐, 안 접해 봤느냐에 따라서 또 많은 차이가 나타날 수 있잖아요.

▷김태현 : 네.

▶정미라 : 그러다 보니 어려운 질문들을 학교에서는 제공해 주기가 어려운 게 학교는 교육과정상 여러 가지 진도라든지 평가라든지 여러 가지 것들이 걸려 있잖아요. 그래서 교육과정 나가기도 상당히 벅차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다른 자료들을 구해서 아이들에게 제공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뭔가 접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 사교육시장으로 아이들이 몰릴 수밖에 없지요.

▷김태현 : 그러면 선생님 보시기에는 이번에 정부에서 내놓은 킬러문항 배제해서 사교육을 잡겠다라는 큰 방향 자체에 대해서는 동의하시나요?

▶정미라 : 동의라기보다는 실효성이 없다라고 생각해요.

▷김태현 : 실효성이 없다. 그건 왜 그렇지요?

▶정미라 : 네. 왜냐하면 학생들이 단순히 킬러문항만으로 학원을 갈까 이런 생각을 해 봐야 된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왜냐하면 아이들이 학원을 다니는 이유는 하나예요. 수능에 대한 불안감이거든요. 이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해서 아이들이 학원을 많이 가고, 특히 강남까지 갈 때는 킬러문항에 대한 어떤 준비를 제대로 하겠다라고 하는 상위권 대학에 의지를 가진 아이들이 가거든요.

▷김태현 : 네.

▶정미라 : 그런데 수능이 쉬워진다고 해서 아이들이 학원을 안 갈까 저는 그렇지 않다라고 생각을 합니다. 다만 사교육비에서 약간의 차이는 나타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은 해요.

▷김태현 : 선생님이 사전에 저희 제작진에게 이런 얘기를 하셨다고 제가 전해 듣고 한참 웃었는데요.

▶정미라 : 네.

▷김태현 : 현우진 이름은 알아도 학교 수학선생님 이름은 모른다.

▶정미라 : 맞습니다.

▷김태현 : 이게 현실입니까?

▶정미라 : 현실입니다. 사교육시장의 선생님 이름은 알지만 학교에서 자기 가르치는 선생님들 이름은 몰라요. 그래서 우리 공교육이 다 무력화되었다. 선생님들도 다 익명화 되어 가고 있는 현실이거든요.

▷김태현 : 공교육이 무력화된 가장 큰 원인은 뭐라고 보세요?

▶정미라 : 저는 이전 정부에서 정시 확대 40%를 발표하는 순간 정말 진보나 보수나 굉장히 교육정책에 많이 실망을 했거든요.

▷김태현 : 네.

▶정미라 : 왜냐하면 학교 교육이 뭔가를 할 수 있는 구조를 완전히 무너뜨린 그런 처사라고 저희는 생각하고 있거든요.

▷김태현 : 그러면 정시가 확대되면 아무래도 수능이 제일 중요하니까 문제가 쉽든 어렵든, 킬러문항이 있든 없든 대치동으로 달려갈 수밖에 없다.

▶정미라 : 네, 대치동으로 달려갈 수밖에 없고요. 아이들 학교에서 야간 자율학습이라든지 아니면 자습시간을 줄 때도 다 강남 학원 인강 듣고 있습니다.

▷김태현 : 그렇습니까?

▶정미라 : 네.

▷김태현 : 그러면 정부가 원하는 사교육을 배제하고 공교육의 실효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현장에서 어떤 정책이 필요하다고 보세요?

▶정미라 : 대입정책 자체를 바꿔야 된다라고 생각합니다.

▷김태현 : 어떤 식으로요?

▶정미라 : 지금 정시 확대로 수능 위주의 어떤 문제 풀기를 하게 되면 아이들은 문제만 풀 수밖에 없어요. 수능에서 점수 1, 2점에 의해서 학교 간판이 달라지잖아요.

▷김태현 : 네.

▶정미라 : 그러다 보니 아이들이 수업시간에도 수업을 듣지를 않고 학원 과제를 하고 학원 시험문제를 풀고 있는 것이 현실이거든요. 아이들이 공교육에 들어오게 하려면 일단 수능이라고 하는 이 부분을 절대평가화할 필요가 있고요.

▷김태현 : 네.

▶정미라 : 다음에 학생부 종합전형에 있어서 문제점들이 여러 개 제기되고 있지만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도록 나이스에 입력하는 방식도 바꾸고 국민의 인식도 바꾸고, 그리고 선생님들의 어떤 전문성도 향상시키고 이런 식으로 긍정적으로 학생부 종합전형을 확대시킬 필요가 있는데요. 그러한 노력은 하지 않고 이전 정부에서도 결국 인기투표한 거잖아요. 인기투표해서 그냥 정시 확대하자라고 하는 이런 상황으로 몰고 간 것이지요.

▷김태현 : 그런데 선생님, 정시가 옳냐 수시가 옳냐는 여러 가지 장단점 찬반이 있을 수는 있겠는데 수시를 확대하게 되면 입시의 공정성의 문제가 제기되는 측면이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어서요.

▶정미라 : 일단 선생님의 주관적인 판단이다라고 하는 문제제기가 많이 들어가고는 있는데요.

▷김태현 : 그래서 지난 정부에서 정시가 확대된 것 아니겠습니까?

▶정미라 : 지난 정부에서 그래서 정시가 확대되었다라고 하지만 실질적으로 그것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를 한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다만 그냥 의견을 물어봤을 뿐이고, 그것을 통계처리해서 발표했을 뿐입니다. 실질적으로 제가 현재 대학의 입학사정처 자문위원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미 학생부만으로도 아이들의 편차를 분명히 볼 수 있다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거든요.

▷김태현 : 알겠습니다. 최근에 있었던 킬러문항 배제, 그러면 시장에서 보기에는 아무래도 이번 수능에서는 킬러문항 배제되고 난이도가 낮아지는 것 아니냐라고 이렇게 예상들을 하는 것 같은데요. 실제 지금 고3 학생들이나 학부모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정미라 : 혼란 그 자체이지요. 우리가 대입정책은 4년 예고제를 하잖아요. 너무나 예민하기 때문에요. 우리 아이들이 예민도가 저희가 시험기간 때에는 선생님들이 발소리도 안 나게 걸어 다녀요.

▷김태현 : 그렇지요.

▶정미라 : 그런 상황에서 갑자기 수능에 대해서 문항을 틀어버리겠다고 발표가 딱 나오면 아이들 지금 다 EBS 수능특강 문제 열심히 풀고 있잖아요. 그 EBS 문항도 소용없다라는 거냐.

▷김태현 : 거기에 나온 킬러문항 대비한 문제들도요?

▶정미라 : 네. 그러고 이전에 모의고사도 계속 풀어왔잖아요. 그게 아무 소용없는 거냐. 그러고 9월 목표 하나 남았잖아요. 9월 목표 하나로 이거를 실험해서 과연 수능평가를 제대로 할 수 있겠느냐. 아이들은 정말 많이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김태현 : 알겠습니다. 선생님께 더 듣고 싶은 얘기가 많지만 오늘은 여기에서 정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듣도록 하지요. 경기도 화성시 병점고등학교의 정미라 선생님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정미라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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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김태현의 정치쇼]

김태현의 정치쇼 (시간 수정/오전 7시~9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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