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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한국인 순자산 평균 5천만 원씩 감소…집주인들 전세금 내줄 돈 있나?

<앵커>

친절한 경제의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진 재산 지금 얼마나 되는지 한국은행이 새로 계산했죠. 한 가정당 평균 재산 얼마나 됩니까?

<기자>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평균적인 순자산, 빚을 빼고 순수한 자산은 3억 9천만 원이 평균입니다.

집이 3억 5천만 원, 그리고 집 외에 자동차나 금 같은 실물자산이 2천만 원 또 예적금이나 주식 같은 금융 자산이 2천만 원 해서 지금 3억 9천만 원어치 정도를 가지고 있으면 딱 평균적인 가정입니다.

2021년 말에 비하면 한국인들의 자산 수준이 11% 넘게 줄어든 겁니다. 1년 반 전에는 한국 가계의 평균이 4억 4천만 원이었거든요.

금융자산 같은 거는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은데요. 집값이 계속 하락하면서 가계당 자산이 평균적으로 5천만 원 정도씩 증발한 것으로 나타납니다.

한국인들의 재산은 78%가 부동산에 집중돼 있다 보니까 지난 1년 반 동안 전국의 집값이 하락한 비율이 한국인들의 자산 규모가 축소된 비율가 거의 일치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이 계산은 한국은행이 지난해 3월까지의 데이터에다가 그 이후의 집값 변화 같은 걸 반영해서 계산한 추정치인데요.

참고로 이렇게 새로 계산한 건 아니지만 지난해 3월 말을 기준으로 한국인들의 순자산 현황을 보면 서울과 세종에 사는 사람들이 제일 부유한 편이었습니다.

서울은 평균 6억 9천700만 원, 세종이 6억 5천200만 원 정도였는데, 집값이 워낙 많이 올랐던 지역들이죠. 그게 반영된 순자산 수준인 겁니다.

그리고 지난해에 많이 떨어진 지역들이기도 합니다. 세종은 22년 집값 하락률이 16%나 돼서 전국 1위였습니다.

그래서 최근의 집값 변화를 반영하면 한국에서 가장 부유한 걸로 꼽혔던 이 지역 시민들의 순자산 규모도 많이 내려가 있을 걸로 추정되는 거죠.

<앵커>

역시 집값이 큰 영향을 미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집값뿐 아니라 전세가도 떨어지면서 요즘 역전세 걱정이 계속 나오잖아요.

<기자>

전세가가 올 3월을 기준으로 2021년 말보다 전체적으로 12.6%나 떨어져 있습니다.

지금 2년의 전세 만기가 다가오고 있죠.

그래서 이 전세가가 유지되고 2021년 말에 세를 든 세입자가 나가겠다고 하면 집주인이 이만큼은 따로 돈을 준비해야 전세 보증금을 차질 없이 돌려줄 수가 있게 되는 겁니다.

집주인들이 마련해야 할 돈, 올해만 24조 2천억 원 규모로 추산됐습니다. 전체 전세 보증금의 8.4% 수준입니다.

그러니까 1년 반 전에 2억짜리 전세였다고 하면 1천700만 원 정도는 집주인이 따로 준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거죠.

그럼 지금 집주인들 어떤 상태냐, 한국은행은 일단 116만 7천 가구 정도 되는 전셋집들의 대부분 집주인들이 지금은 보증금을 돌려주는데 큰 문제가 없다.

빚을 새로 내든, 갖고 있던 예적금을 깨든 돈을 돌려줄 수 있는 상황이라고 봤습니다.

그런데 이건 집주인이 빚을 낸다든지 뭘 한다든지 보증금을 제때 제대로 돌려주려는 노력을 최선을 다해서 한다는 걸 전제로 한 분석이니까요.

사실 실제 주택 시장에서는 꼭 전세 사기 같은 게 아니더라도 더 많은 사람들이 전세보증금 관련 분쟁을 겪을 가능성이 있는 상태이기는 합니다.

더 큰 문제는 여기서 전세가가 더 떨어질 때입니다.

21년 말 말고, 22년 3월보다 전세가가 10~20% 더 떨어진 상태가 된다고 하면, 집주인이 빚을 내도 전세보증금을 제대로 못 돌려줄 정도의 상태인 집이 4만 8천에서 8만 8천 가구 정도 됩니다.

그리고 집주인들의 대출이 늘어난다면 그것 역시 전체 가계빚을 늘릴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됐습니다.

<앵커>

가정 경제에 또 중요한 게 대출이죠. 요즘에 빚을 제대로 못 갚는 사람이 늘면서 연체율 걱정이 커지고 있는데 이거는 어떻게 분석됐습니까?

<기자>

빚 갚는데 문제가 생길 수 있는 사람들의 비중이 확실히 커졌습니다.

1년 반 전에는 가계빚이 있는 가구 중에서 지금 위험이 좀 큰 상태다 하는 집이 2.7%  정도였는데요. 그게 5%로까지 커졌습니다.

그런데 자산이라고 들여다보면 모두 빚이거나 아니면 아예 빚이 더 크면서 연간 소득의 40% 넘게 빚 갚는 데 들어가고 있는 집들입니다.

이런 집들이 이제 20집 중에 1집은 된다는 겁니다.

한국은행의 이번 분석으로는 저축은행이든, 상호금융이든, 인터넷은행이든 지금보다 좀 더 상황이 나빠진다고 해도 경제위기를 걱정할 필요는 없을 만큼은 대비가 돼 있는 걸로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한은은 거시적인 걸 보는 데이고요. 개별적으로 고위험가구가 전체 5%나 된다는 건 대비를 바짝 해야 할 수준인 거죠.

당분간 계속해서 가계대출이 줄어드는 쪽으로, 그러니까 사람들이 빚을 좀 갚고 더 늘리지 않는 쪽으로 금융환경을 유도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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