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코 주름으로 신원 확인?…알고 보니 불법 다단계

반려동물 플랫폼을 만들겠다며 1천억 원대 투자를 받은 범죄조직 관련자 67명이 검거됐습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2021년 2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반려동물 플랫폼 개발회사를 빙자해 투자금 1664억 원을 모집한 A 회사 대표 등 3명을 구속하는 등 전국 62개 지점 관련자 67명을 검거했다고 오늘(21일) 밝혔습니다.

A 회사는 반려견의 코 주름으로 신원을 확인하는 기술과 가상화폐를 이용해 반려견 플랫폼을 만든다고 홍보해 투자자들을 모집한 걸로 조사됐습니다.

대표 B 씨는 A 회사가 특허 등록한 코 주름 식별기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반려견 테마파크 조성사업, PB 상품 개발, 대형 가상화폐 거래소 상장 등을 진행하고 있다고 홍보했습니다.

투자자들에겐 100일 간 투자금액 대비 원금보다 많은 120~150%의 수익을 자체 발행한 가상화폐로 보장해 주고 수당도 지급하겠다고 약속한 걸로 파악됐습니다.

경찰은 A 회사가 199단계 판매원을 이용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투자자들을 모집했고, 대부분 노인이나 부녀자들인 피해자들에게 수익률이 확인되는 어플까지 제공하는 치밀함을 보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수사 결과, 이 회사가 개발했다던 코주름 식별기는 블록체인 기술과 호환되지 못해 상품가치가 없고, 테마파크는 부지 확보조차 제대로 되지 않은 걸로 조사됐습니다.

또한 블록체인 기술도 없어 브로커에게 2억 원을 주고 해외거래소에, 1억 원을 주고 국내 대형거래소에 상장을 추진했던 걸로 밝혀졌습니다.

그동안 A 회사는 후순위 투자자의 투자금으로 다시 선순위 투자자의 수당을 지급하는 돌려막기, 즉 '폰지사기'를 벌였습니다.

이렇게 얻은 투자금 일부는 B 씨가 고급 외제 승용차를 구매하는 데 사용되기도 했던 걸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이 사건이 전국단위 대규모 불법 다단계 조직 범죄인 점과 도주 및 증거인멸 가능성, 재범의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해 지난 5월 대표 B 씨 등 주요 관련자 3명을 구속했고, 피해회복을 위해 이들의 범죄수익금을 83억 원으로 분석하고 기소 전 추징보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