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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 인구' 1천 명 무너지자…유일한 주유소도 '폐업'

<앵커>

고령화와 저출생으로 인한 지역소멸 추세가 더욱 빨라지고 있습니다. 농촌의 면 지역은 인구가 갈수록 줄면서 병원과 약국은 물론 주유소나 슈퍼마켓처럼 일상생활에 꼭 필요한 시설조차 하나둘씩 문을 닫고 있습니다. 이렇게 정주 여건이 나빠지면서 그나마 남아 있던 사람도 떠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하원호 기자입니다.

<기자>

남원 서북쪽에 자리한 덕과면의 전체 인구는 913명입니다.

이 가운데 60세 이상 고령 인구가 542명으로 절반이 훌쩍 넘습니다.

지난해 덕과에서는 단 한 명의 아이도 태어나지 않았습니다.

수요가 없다 보니 면 소재지에 하나뿐인 하나로마트에서도 기저귀나 분유를 팔지 않습니다.

[하나로마트 직원 : (아이들 기저귀도 있어요?) 아니요. 기저귀는 없어요. 아이들이 없어요, 거의. 필요하지 않은 것들은 회전율이 안 돌아가면 팔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그나마 오후 6시까지만 문을 열고 일요일에는 문을 닫습니다.

덕과면에 한 곳뿐이던 주유소도 오래전 문을 닫았습니다.

녹슨 주유기 앞에는 나무가 무성하게 자랐습니다.

세 곳이던 식당도 두 곳이 문을 닫아 한 끼 식사를 해결하려면 인근 오수나 남원까지 나가야 합니다.

[조길연/전북 남원시 덕과면 : 남원인데, 저희는 오수로, 가까운데 거기로 가 식사를 한다거나 농번기 철에 한창 바쁠 때 그런 데 이용을 많이 하죠.]

한국 농촌경제연구원이 분석한 인구 규모별 생활서비스 시설 보유 비율을 보면 면 지역의 인구가 3천 명 이하로 떨어지면 먼저 병원과 치과 의원, 한의원과 약국 등이 문을 닫습니다.

인구가 1천 명대로 내려앉으면 식당과 제과점, 세탁소와 목욕탕, 미용실 같은 주민 편의시설이 사라지고 1천 명 이하로 줄어들면 대부분의 시설이 운영을 지속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도내 246개 읍면동 가운데 인구가 3천 명 미만인 곳은 118곳에 이르고 1천 명이 안 되는 면도 5곳이나 됩니다.

젊은이는 적고 노인만 늘어나는 역 피라미드 인구 구조여서 5년 후, 10년 후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안동준/전북 남원시 덕과면장 : (이장님 대부분이) 70대 중반, 60대 중반에 있는 사람들이 활동하고 있는데 10년 정도 지나면 이분들이 70세, 80세, 90세 가까이 돼요.]

농촌 지역의 고령화와 인구 감소가 병의원과 약국, 주유소 같은 생활 필수 시설의 감소로 이어지고 정주 여건이 악화됨에 따라 다시 사람이 떠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준태 JTV)

JTV 하원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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