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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94시간에 월 210만 원…염전 노동자들 열악한 실태

<앵커>

미국 국무부의 인신매매 보고서에서 우리나라를 2년 연속 2등급 국가로 분류했습니다. 저희가 지난해 보도했던 염전 노예 같은 인신매매 범죄를 가볍게 다루고 있다는 이유에서 입니다. 지자체 조사 보고서를 저희가 입수했는데, 염전 노동자들의 열악한 실태가 그대로 담겨 있었습니다.

정반석 기자입니다.

<기자>

미 국무부는 인신매매범들이 장애인들을 염전과 어선, 양식장과 농장에 일하도록 강요한다고 지적했습니다.

SBS가 지난해 보도한 신안 염전에서 착취당하다 탈출한 지적장애인들이 이에 해당합니다.

[박영근/염전 피해 노동자 (지난해 1월 25일 SBS 8뉴스) : 하루에 2시간도 자고 1시간도 자고, 사람이 견딜 수가 있어야지. 새벽에 도망갔다가 잡혀 왔어요. 그래서 엄청 두드려 맞았어요.]

고발 보도 후 전라남도는 염전 근로 실태 전반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는데, 이를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조사 보고서를 입수해 살펴봤습니다.

염전 노동자 중 장애 의심 비율이 39%, 전체 평균의 8배입니다.

학력은 초졸 이하 53%, 중졸 이하 66%로 취약한데, 하루 평균 14시간 반, 주 6.5일 근무해, 주 94시간 일하면서 월급은 최저임금의 60%가 안 되는 평균 212만 원 받았습니다.

4대 보험을 모두 가입한 이는 단 한 명도 없고, 상당수가 4대 보험이나 연차휴가 자체를 인지하지 못했습니다.

노동자의 권리를 모르고 살아가는 겁니다.

통장 갈취와 폭행, 성범죄 등 인권 침해 경험률도 21%에 달했습니다.

[윤미향/무소속 의원 : 대대적으로 염전 근로실태 조사해 놓고 결과를 덮어둔 건 인신매매 근절 의지가 없는 겁니다. 인신매매를 경제범죄로 솜방망이 처벌만 하고 있습니다.]

국제적 기준에 맞춰 처벌 대상을 확대하지 않는다면 인신매매 2등급 국가 오명을 벗긴 어려워 보입니다.

(영상취재 : 박현철, 영상편집 : 이상민, CG : 최하늘·김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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