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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이민' 문턱…영주권 딴 국내 체류 외국인 7.8%

<앵커>

우리나라 인구가 계속 줄어들면서 외국인 이민자를 더 받아보자는 주장도 나옵니다.

그런데 정작 외국인들은 우리나라 이민 절차가 너무 까다롭다고 하는데, 진송민 기자가 이 내용 취재했습니다.

<기자>

5년 전 캐나다에서 온 에반 토마스 씨.

서울대 대학원에서 석사를 딴 뒤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에반 토마스 (28)/캐나다인·F-2 거주 비자 : 한국에서 대학교까지 갔는데 이제 바로 한국에서 떠나면 아쉽지 않나 생각이 들었어요.]

나이, 학력, 한국어 능력, 소득 등을 점수화해 일정 점수를 넘어야만 거주 비자를 연장할 수 있습니다.

[에반 토마스 (28)/캐나다인·F-2 거주 비자 : 나이가 먹으면서 그 포인트도 줄어들어요. 그래서 이제 (비자를) 유지해야 해요. 돈을 계속 잘 벌어야 (한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어요.]

[김도균/제주한라대 특임교수 : 병원에 좀 오래 누워 있어서 돈을 못벌었다든지 직장생활을 못했다든지 이렇게 되면 비자 연장이 안 된다는 게 말이 안 되죠.]

튀르키예인 세르달 악자다 씨는 한국에서 셰프로 일한 지 15년이나 됐지만, 특정활동 비자로 체류 중입니다.

성실한 준법과 납세, 수준급 한국어 능력에도 영주권은 못 땄습니다.

[세르달 악자다 (35)/튀르키예인·E-7 특정활동비자 : 영주권 따려 했더니 대학을 졸업해야 한다고 나왔고. 어차피 내가 이 시간에 대학을 뭐, 어떤 대학을 다녀야 해요?]

동포가 아닌 일반 외국인이 영주 비자를 받으려면,고학력에 세전 연봉도 8천만 원대를 넘어야 합니다.

[세르달 악자다 (35)/튀르키예인·E-7 특정활동비자 : 한국 사람도 못 버는 건데 외국 사람이 어떻게 벌어요?]

20만 명 넘는 외국인 유학생들도 높은 이민 문턱에 고충을 토로합니다.

[파스칼 누비아 (27)/나이지리아인·D-2 유학비자 : 비자를 연장하러 가기 2주 전부터 떨려요. 연장이 안 될까 봐.]

[니키 (27)/독일인·D-2 유학비자 : 일단 (대학원) 졸업하고 그다음에 다른 나라로 가고 싶긴 해요. 앞으로 뭔가 그런 (비자) 스트레스를 별로 느끼고 싶지 않아요. 한국에선 정말 결혼하지 않은 이상 비자 계속 걱정하고 고민해야 한다는 게 사실 좀 불편하긴 하죠.]

지난해 기준 국내 체류 외국인은 224만 명.

그 중 영주권자는 17만 6천 명으로 7.8%에 불과합니다.

'이민 쇄국'이라는 평을 듣던 일본은 오히려 이 비율이 3배 이상 높습니다.

[일리야 벨랴코프 (41)/러시아 출신 한국 귀화자 : 한국 시스템 자체가 장기적으로 체류하려고 하는 외국인들을 최대한 나라 밖으로 내미는 그런 제도예요.]

[조영희/이민정책연구원 연구교육실장 : 연봉의 기준이라든지 이런 것들을 일률적으로 제시하기보다는 이민자가 우리 사회에서 살아온 어떤 경험치라든지 우리 사회에 기여한 부분이라든지 이런 부분들까지 종합적으로 고려될 수 있는 그런 쪽으로 변화가 되면….]

인구 정책은 물론 국가 정체성과 사회적 부작용까지 염두에 둔, 이민 문턱 높이에 대한 공론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영상취재 : 정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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