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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주 94시간, 월 210만 원…드러난 '염전 노예' 실태

<앵커>

우리나라가 미국 국무부의 인신매매 보고서에서 2년째, 2등급 국가로 분류됐습니다. 지난해 보도해 드렸던 염전 노예 사례처럼 이주노동자에 대한 노동착취가 여전한 게 그 이유였는데요. 전라남도가 염전 노동 실태에 대해 조사한 보고서를 저희가 단독 입수했는데, 열악한 실태가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정반석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미 국무부는 인신매매범들이 장애인들을 염전과 어선, 양식장과 농장에 일하도록 강요한다고 지적했습니다.

SBS가 지난해 보도한 신안 염전에서 착취당하다 탈출한 지적장애인들이 이에 해당합니다.

[박영근/염전 피해 노동자 (지난해 1월 25일 SBS 8뉴스) : 하루에 2시간도 자고 1시간도 자고, 사람이 견딜 수가 있어야지. 새벽에 도망갔다가 잡혀 왔어요. 그래서 엄청 두드려 맞았어요.]

[A 씨/염전 피해 노동자 (지난해 3월 15일 SBS 8뉴스) : 소금삽 그런 걸로도 때리고. 아무리 내가 (경찰에) 이야기해도 그러겠죠. '주인한테 직접 한 번 이야기를 해 봐라']

직업소개소가 주 통로였습니다.

[직업소개소 관계자 (지난해 1월 24일 SBS 8뉴스) : 지하철 지하에서 자고 막 그런 사람들이 많이 있었잖아요. 그 사람들 그냥 끌고 오는 거예요.]

고발 보도 후 전라남도는 염전 근로 실태 전반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는데, 이를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조사 보고서를 입수해 살펴봤습니다.

염전 노동자 중 장애 의심 비율이 39%, 전체 평균의 8배입니다.

학력은 초졸 이하 53%, 중졸 이하 66%로 취약한데, 하루 평균 14시간 반, 주 6.5일 근무해, 주 94시간 일하면서 월급은 최저임금의 60%가 안 되는 평균 212만 원 받았습니다.

4대보험을 모두 가입한 이는 단 1명도 없고, 상당수가 4대보험이나 연차휴가 자체를 인지하지 못했습니다.

노동자의 권리를 모르고 살아가는 겁니다.

이 때문에 산업재해 경험률이 20%나 됐지만 보험 혜택을 받은 경우는 1%대였습니다.

통장 갈취와 폭행, 성범죄 등 인권 침해 경험율도 21%에 달했습니다.

[윤미향/무소속 의원 : 대대적으로 염전 근로 실태 조사해 놓고 결과를 덮어둔 건 인신매매 근절 의지가 없는 겁니다. 인신매매를 경제범죄로 솜방망이 처벌만 하고 있습니다.]

국제적 기준에 맞춰 처벌 대상을 확대하지 않는다면 인신매매 2등급 국가 오명을 벗긴 어려워 보입니다.

(영상취재 : 박현철, 영상편집 : 이상민, CG : 최하늘·김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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