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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 '범죄도시'는 계속된다…쌍천만 흥행 이후 시리즈 방향은?

[주즐레]

스프 주즐레
(SBS연예뉴스 김지혜 기자)

올해 프로야구에서 롯데 자이언츠의 돌풍을 언급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단어가 있다. 바로 ' 기세'. 장기 침체에 빠졌던 국내 극장가에도 남다른 기세로 흥행 질주 중인 영화가 있다.

'범죄도시3'가 그 주인공이다. 이 영화는 지난달 31일 극장에 개봉해 1일 차에 100만, 개봉 3일 차에 200만, 4일 차에 300만, 5일 차에 400만, 6일 차에 500만, 7일 차에 600만, 11일 차에 700만, 14일 차에 8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이 같은 기세라면 10일 이내로 1,000만 돌파가 확실시된다.

'범죄도시3'가 천만 관객을 돌파한다면 '신과 함께' 이후 역대 두 번째 쌍 천만 시리즈 영화가 된다. '범죄도시'의 경우 첫 천만 금자탑을 쌓았던 2편은 물론이고, 3편까지 모두 코로나19 영향권에서 개봉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광풍에 가까운 인기다.

미디어 산업의 급변화로 인해 IP(지적재산권)의 가치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하물며 흥행작을 찾기 어려운 한국 영화계에서 그 중요성은 말할 것도 없다. 웹툰이나 소설, 게임 원작의 콘텐츠도 아닌 오리지널 기획으로 이룬 성공 신화라는 점에서 더욱 인상적이다.

시리즈의 장기화를 선언한 만큼 그 진화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관객 지지 힘입은 장기 프랜차이즈…8편 기획+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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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도시' 시리즈는 한국에서도 장기 프랜차이즈 영화가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앞서 쌍천만을 돌파한 '신과 함께' 사례가 있지만, 1편과 2편의 동시 제작 이후 5년째 3편이 나오지 않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범죄도시' 시리즈의 기획력과 추진력은 놀라울 정도다.

시리즈 영화의 동력은 관객의 인기와 지지에서 나온다. '범죄도시' 시리즈는 1편 688만 명, 2편 1,269만 명의 관객을 모았으며 3편은 815만 명을 돌파해 흥행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마석도(마동석) 형사의 핵주먹을 통한 범죄자 참교육은 관객들에게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했고, 시의적절하게 터지는 말맛 유머도 흥행에 조미료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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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들어올 때 노 젓는 제작진의 부지런함은 장기 프랜차이즈의 전망을 밝힌다. '범죄도시4'는 3편과 동시 제작에 들어가 이미 촬영을 마쳤다. 현재 내년 개봉을 목표로 후반 작업 중이다.

4편은 국내 최대 불법 온라인 도박 사건을 다룬다. 3편과 마찬가지로 마석도(마동석)는 광역수사대 멤버들과 합을 맞추고, 미워할 수 없는 조력자 장이수(박지환)도 컴백한다. 3편이 오로지 국내에서만 촬영을 진행했다면 4편은 불법 도박의 본거지로 필리핀이 등장할 예정이다. 제작진은 올해 초 필리핀으로 넘어가 약 일주일간 진행했다.

5편과 6편은 시나리오를 집필 중이다. 영화의 제작자기도 한 마동석은 최근 집을 제작사 5분 거리로 이사해 매일 회사에 드나들며 시나리오를 점검하고 있다. 예상만큼 시나리오가 빨리 완성된다면 3, 4편과 마찬가지로 동시 제작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마동석은 "3, 4편을 같이 만들었지만 영화의 톤이 완전히 다르다. 제일 중요한 것은 내 캐릭터를 답습하지 않는 것이다. '범죄도시'가 '범죄도시'를 따라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상황, 스토리, 빌런이 다 바뀌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시리즈의 기조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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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를 담당했던 조연 캐릭터의 활용에 대해서는 "3편에 장이수가 안 나오는 것도 새로운 시도였다. 대신 초롱이라는 인물이 활약했다. 물론 기존 것을 무조건 피하려는 강박도 안 좋아서 적절하게 섞으려고 한다. 이를테면 초롱이나 장이수의 콜라보가 나올 수도 있는 거다"라고 언급했다.

'범죄도시' 시리즈는 8편까지 기획돼 있다. 실제로 영화의 시놉시스도 8편까지 나와 있다. 1년에 한 편씩 개봉이 가능한 이유는 대부분의 한국 시리즈 영화들이 전편의 흥행 여하에 따라 속편의 기획, 개발을 진행했던 것과 달리 '범죄도시'는 초기부터 프랜차이즈 영화로 틀을 잡아놨기 때문이다.

5월 말 개봉 전략은 이어간다. '범죄도시' 시리즈의 대형 흥행에는 개봉 시기도 큰 역할을 했다. 전통적으로 한국 극장가의 성수기는 여름 방학과 휴가가 집중되는 7~8월이지만 '범죄도시' 2, 3편은 한 타이밍 앞선 5월 문화의 날(마지막 주 수요일) 개봉을 선택해 대박을 쳤다. 2편의 경우 코로나19로 장기간 위축됐던 영화 소비 심리가 폭발하며 1,269만 명의 관객을 모을 수 있었다. '범죄도시'의 영리한 개봉 전략은 3편에서도 이어졌고, 여름 시장을 한 달 가까이 앞당긴 듯한 기세를 보여주고 있다.

마동석은 "4편은 만들어뒀기 때문에 내년에 개봉하고, 그 기간 동안 5, 6편 작업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사실 2편이 생각보다 너무 잘돼 충격 아닌 충격을 받았다. 그렇게 잘될지는 몰랐다. 스코어에 대한 부담보다는 관객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시나리오에 더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라고 말했다.

'범죄도시' 할리우드 리메이크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 여러 제작사에서 관심을 가지고 있고, 마동석이 현지로 넘어가 미팅도 여러 차례 가졌다. 그러나 미국의 작가 파업이 장기화되고 있고, 마동석의 국내외 스케줄 역시 꽉 차 있는 상태라 1~2년 내로 가시화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마동석과 빌런의 팽팽한 대결…"다양한 악당 나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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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리즈의 주요한 재미 중 하나는 마동석의 사이다 액션과 이에 대적하는 막가파 빌런의 팽팽한 대결이다. 1, 2편에서 악랄함과 잔혹성을 극대화한 장첸(윤계상), 강해상(손석구)을 등장시켰다면 3편에서는 지능형 악역 주성철(이준혁)과 일본에서 넘어온 어둠의 야쿠자 리키(아오이 무네타카)까지 두 명의 빌런이 활약했다. 빌런까지도 신드롬을 일으켰던 1, 2편에 비하면 3편의 빌런은 다소 약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왼) 김무열 (오) 이동휘
그런 만큼 4편의 빌런에 벌써부터 관심이 쏠린다. 4편의 빌런으로는 김무열과 이동휘가 활약할 예정이다. 김무열이 행동하는 빌런이라면, 이동휘는 지시하는 빌런의 롤을 수행하게 된다.

마동석도 빌런에 대한 관객의 기대치가 높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는 "전작을 따라가지 않는 게 중요했다. 빌런이 두 명이라 집중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건, 제작진도 수십 번 던졌던 질문이다. 그러나 우려가 있다고 도전을 하지 않는다면 8편까지 갈 수 없을 거다. 다양한 아이디어가 있다. 장첸처럼 정말 센 악당이 다시 나올 수도 있고, 여성 악당이 나올 수도 있으며, 종전의 악당들이 다 모이는 외전 같은 것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전했다.

전편보다 강해진 유머의 비중 역시 의도한 것이다. 시나리오 기반이 대부분이지만 현장 애드리브도 적절히 섞었다. 마동석은 "마석도는 위험한 순간에도 농담을 던질 수 있는 사람이다. '다이 하드'의 브루스 윌리스 같은 인물이랄까. 코미디 아이디어는 주로 내가 내지만 회의 중 대화하면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경우도 많다. 해보고 재밌으면 쓰고, 재미없으면 삭제하는 식이다. 코미디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이 사람이 정말 할 법한 말을 만들자'다. 그래야 납득이 되면서 웃음이 나온다. 쥐어짜는 웃음은 우리도, 관객도 재미가 없다"라 자신만의 유머 철학을 밝혔다.

실화 기반의 범죄 액션…소재의 화수분은 경찰 인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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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도시'가 실감 나는 긴장감과 공포감을 선사하는 것은 실제 사건을 기반으로 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소재의 보고는 마동석의 경찰 인맥이다. 마동석은 데뷔 초부터 여러 경찰들과 오랜 친분을 다져왔다. 류승완 감독의 대표작이자 마동석의 출연작인 '부당거래', '베테랑'의 시나리오도 마동석의 경찰 인맥의 도움을 받아 완성될 수 있었다.

마동석은 "형사 모임이 있다. '범죄도시' 1편 소스를 받은 윤석호 형사가 대표적인 지인이다. 이 모임에서 약 50개의 사건을 접했는데 영화로 만들 수 있는 것과 못할 것을 분류했다. 그중 영화화에 적합한 사건 10개 정도는 시놉시스로 발전시켰고, 이것이 '범죄도시' 시리즈 8편의 토대가 됐다. 기획해 놓은 것도 사회적 분위기, 관객의 성향을 고려해 조금씩 변화를 주려고 한다"라고 전했다.

어린 시절 경찰을 꿈꿨던 마동석은 배우가 되고 난 후, 자연스레 범죄 형사물에 큰 관심이 가졌다. 그러나 그즈음 한국 영화 속 형사는 비리 경찰이거나 무능의 전형으로 그려지고 있었다. 마동석은 경찰들과의 꾸준한 교류를 통해 한국 사회에서 일어난 주요한 범죄 사건과 그 안에서 고군분투하는 형사들의 이야기를 접했고, 괴력과 따뜻한 마음씨를 가진 자신의 분신과 같은 마석도라는 인물을 탄생시켰다.

아킬레스건 없지만...마동석의 주먹은 진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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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하게 말해 3편에 대한 관객의 만족도가 1, 2편보다 높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관객들이 입을 모아 말하는 장점 중 하나가 강화된 액션이다. 액션의 디자인과 강도, 빈도 모두 전편에 비해 업그레이드됐다. 특히 마동석의 복싱 능력치를 바탕으로 설계된 선 굵은 액션신은 확실한 타격감과 함께 강력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모든 액션 연기를 대역 없이 소화하는 마동석이지만, 실제 그의 몸은 부상 병동 수준이다. 마동석은 "무릎 연골이 없고, 아킬레스건 절반이 찢어진 상태다. 재활하고 또 재활하면서 영화를 찍는다"라고 말했다. 이로 인해 뛰는 장면만큼은 대역을 사용하고 있다. 몸이 이렇게 망가진 것은 어려서부터 갖은 고생을 하고, 불의의 사고를 많이 당했기 때문이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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