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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사이에만 잇따라 4명 사망…'갯벌 고립' 피하려면?

<앵커>

요즘 밤에 갯벌에 나가서 조개를 잡는 분들이 많이 늘었는데요. 그런데 이 갯벌에 고립되는 사고가 잇따라서 한 달 사이 4명이나 숨졌습니다.

이런 사고를 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노유진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최근 3명이 숨진 채 발견된 갯벌을 다시 찾아가 봤습니다.

캄캄한 어둠 속, 곳곳에 불빛이 보입니다.

조개를 줍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인천해경 하늘바다파출소 경찰관 : 10분 뒤면 간조 시간이 끝나므로 현재 계신 구역에서 해수욕장으로 즉시 이동 바라겠습니다.]

[갯벌 활동객 : 더 놀고 싶은데….]

[인천해경 하늘바다파출소 경찰관 : 물때가 대조기라서 물이 빨리 들어옵니다.]

[갯벌 활동객 : 내가 하나개(갯벌) 귀신이에요.]

경찰이 사이렌을 울리고, 소리치고 나서야 겨우 철수합니다.

[갯벌 활동객 : (되게 늦게까지 계신 것 같아요.) 시간을 잘못 봤어요.]

[전준영 순경/인청해경 하늘바다파출소 순경 : (나가라고) 말씀드리고 다른 쪽으로 이제 계도하러 가는 사이에 저희가 가는 걸 보고 다시 들어가서 갯벌 활동을 하시기도….]

당장 자신이 서 있는 곳에 물이 차오르지 않으니 계속 갯벌 활동을 하는 것인데, 문제는 갯벌 바닥 지형입니다.

먼바다 쪽이라도 지형이 높은 곳이 있어서 물이 얼마 안 찬 줄 알았다가, 해안가로 나오는 길에 지형이 움푹 패이거나 낮은 곳이 있다면 수위가 높아서 나갈 수가 없는 것입니다.

갯벌 곳곳에는 또 심하게 끈적끈적해서 빠져나오기 쉽지 않은 곳도 많습니다.

제가 지금 걷는 것처럼 쉽게 걸을 수 있을 것 같다가도 지금 이렇게 빠지는 곳이 곳곳에 있습니다.

이렇게 빠지면 순식간에 정강이까지 물이 차오르는데요, 발을 빼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일단 물이 차기 시작하면 몸을 보호하기 위해 입었던 가슴장화는 오히려 생명을 위협합니다.

[고립 상황 해경 신고 녹취록 : 지금 가슴에 물 들어와요. (수영할 수 있으세요?) 바지(가슴) 장화를 입어서 수영이 안 돼요. (지금 가슴장화 벗으셔야 합니다. 물 들어가면 움직이지를 못해요.)]

[갯벌 고립 경험자 : 발놀림 자체도 못하고 아예 못하고, (가슴장화에) 거기 물이 되게 많이 들어가요. 그래서 걷지를 못해요. 느낌상 한 10분 넘게 (가슴장화를) 벗은 것 같아요. 막 손은 발발 떨리고….]

안전한 갯벌 활동을 위해서는 물때를 잘 숙지하는 것은 물론, 만일을 대비해 자신의 정확한 위치를 신고할 수 있는 해로드 앱 등을 깔고, 바지장화를 벗은 뒤에는 물에 뜰 수 있도록 구명조끼를 착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영상취재 : 서진호·이승환, 영상편집 : 이홍명, CG : 성재은·안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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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노유진 기자 나와 있습니다.

Q. 갯벌에서 왜 빠져나오지 못하나?

[노유진 기자 : 제가 새벽 1시에 갯벌 쪽으로 계속, 바다 쪽으로 들어가 봤는데요. 1km쯤 걸어갔을 때 물이 제 무릎 정도까지 차올랐습니다. 이상하게 그런데 그보다 더 깊은 곳에서 바다에서 계속 조개를 잡고 계시는 거예요. 제가 들어가 보니까 오히려 그 바다 쪽에는 물이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니까 해저도 지형이 있는데 높은 곳에서 보시는 것처럼 조개를 계속 잡다가 뒤로 돌아서 나오려고 보면 골짜기처럼 낮의 곳에는 이미 물이 많이 차 있어서 나올 수가 없는 상황이 되는 것입니다.]

Q. '가슴장화'가 오히려 위험하다?

[노유진 기자 : 그렇습니다. 제가 물이 허벅지 정도일 때 그 가슴장화라고 불리는 옷을 입고 바다에 들어가 봤는데요. 누가 다리를 테이프로 아주 꽁꽁 묶은 것처럼 굉장한 압박감이 느껴져서 걷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또 저희가 실험을 하나 해봤는데, 물을 좀 부어봤더니 가슴장화 양쪽 다리에 32kg 정도의 물이 들어갔습니다. 너무 무거워서 저 혼자는 들 수도 없었는데요. 만약에 고립됐을 때 가슴장화를 빨리 벗지 않으면 그 상태 그대로 무거워서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수가 있는 것입니다.]

Q. 갯벌 활동 안전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노유진 기자 : 일단 밤에는 너무 캄캄해서 앞이 보이지 않습니다, 바다에서. 불빛만 보고 이게 육지겠거니 하면서 나가는 분들이 있는데 그게 오히려 바다 쪽에 정박돼 있는 선박에서 나오는 불빛일 수가 있거든요. 그러니까 자기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해로드라는 앱을 꼭 까셔야 하고요. 이 앱을 통해서도 실시간으로 해경에 자신의 위치를 보내서 구조 요청도 할 수 있으니까 꼭 까시는 것이 중요하고, 또 구명조끼나 구명벨트도 반드시 착용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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