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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새' 된 가마우지 떼 습격…양식장 물고기 먹어 치운다

<앵커>

겨울철에만 찾아오던 민물가마우지가 언제부터인가 우리 땅에서 자리 잡고 살고 있는데요. 양식장과 낚시터까지 날아가 물고기를 잡아먹으면서 피해가 늘고 있습니다.

조재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해가 막 뜨기 시작한 평창의 한 송어 양식장. 가마우지 떼가 날아들었습니다.

주변에서 사육조를 바라보다가 물속으로 뛰어듭니다.

이리저리 헤엄치며 송어를 잡아 삼켜버립니다.

잡은 송어를 놓고 다툼을 벌이기도 합니다.

지난달부터 많게는 수십 마리씩 몰려온다고 합니다.

[김재용/송어양식장 운영 : (올해 1월에) 5만 3천 마리를 갖고 왔는데 그 중에서 자연적으로 폐사한 게 3천 마리 잡고 5만 마리 정도가 있었는데, 한 4만 5천 마리를 걔네들이 다 먹었어요.]

직선 거리로 2.7km 떨어진 강변에 5년 전부터 둥지를 틀었는데 지금은 500마리 규모로 추산됩니다.

최근에 물고기가 줄자 강을 떠나 양식장을 찾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주변 낚시터도 울상입니다.

[낚시터 운영자 : (부리로) 쪼아서 빨갛게 상처 입는다고… 금방 죽어요, 2~3일 안에. 보통 하루에 12~13마리씩 죽어나갔어요. 돈으로 따진다 그러면 한 400만 원어치 잃어버렸어요, 석 달 동안.]

1999년 269마리가 관찰됐던 국내 가마우지 월동 개체 수가 올해 1월에는 2만 1천여 마리로 80배 넘게 증가했습니다.

곳곳에서 피해를 호소하고 있지만 빈 둥지 제거나 소음 유발 등 살생 외의 방법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평창군청 관계자 : 서식지를 조성한 데가 천적이 없고 사람의 접근이 힘든 데란 말이에요. 환경부에서 정해준 그것을 해가지고 저희가 접근하기에는 특별한 방법은 없었습니다. 지키면서 쫓을 수 있는 것도 아니었고.]

유해조수로 지정해 달라는 건의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환경부는 현장 확인과 다양한 의견 수렴을 거쳐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입니다.

(영상취재 : 허춘, 영상편집 : 오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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