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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나라에서는 안전하게"…놀이터 흔들 그네에 사망한 어린이

"하늘나라에서는 안전하게"…놀이터 흔들 그네에 사망한 어린이
"세상을 떠나는구나. 많이 보러 갈게…"

합기도를 사랑한 12살 소년이 아파트 놀이터에서 '벤치형 그네'(흔들의자)가 부러지는 사고로 짧은 생을 마쳤습니다.

오늘(13일) 오전 10시 20분쯤 경북 경산시 A 초등학교에서는 이 학교 5학년 이 모(12) 군을 애도하기 위해 전교생이 추모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같은 반 친구들은 담임교사가 미리 준비한 국화꽃을 한 송이씩 그의 책상에 놓으며 마지막 인사를 했습니다.

손수 편지를 준비한 같은 반 아이들은 여러 번 "잘 가"라고 말하며 하염없이 울었습니다.

흔들 의자가 부러지는 사고로 숨진 초등생에게 친구들이 보낸 편지를 유가족이 읽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 흔들 의자가 부러지는 사고로 숨진 초등생에게 친구들이 보낸 편지를 유가족이 읽는 모습

친구들의 편지에는 "내 친구여서 고마워", "하늘나라에서는 조심해서 재밌고 안전하게 놀길…", "이제 못 봐서 많이 슬퍼", "친구들이 너를 많이 그리워하고 있어, 거기에서도 잘 지내야 해"라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담임교사도 "네가 앉아 있어야 할 자리에 없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허전하고 적응이 되지 않는다"라며 슬픔을 전했습니다.

담임교사는 "단 한 번도 규칙을 어긴 적이 없었고, 늘 착하게 행동하는 아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군의 어머니는 "같이 있던 친구들도 평생 트라우마가 생길 거 같아서 조사하지 말라고 했다"며 "어른들 잘못이다. (친구들도) 무서워서 놀이터에서 놀 수 있을지 모르겠다"라고 걱정했습니다.

그러면서 "(아들이) 사회성이 좋아 반 회장도 하고, 동생도 잘 봐주고 착실한 아이였다"며 "알아서 다 잘한 아들이, 마냥 뛰어놀아야 할 아이가…"라며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사고 당시 이 군은 흔들의자를 타지 않고 친구들이 타는 모습을 바라보며 그 앞에 가만히 앉아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주위의 사람들은 시공사 측의 부실 공사를 지적했습니다.

이 군의 가족은 "처음에는 아이가 잘못한 줄 알았는데 CCTV를 보니 시공업체의 부실 공사 때문"이라며 "흔들의자 앞에 앉아있었는데 그게 (부러지며) 넘어왔다는 거 자체가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 군은 지난 10일 경북 경산시 중방동 한 아파트 놀이터에 설치된 흔들의자가 부러지며 그 밑에 깔려 사망했습니다.

경북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 안전사고 전담수사팀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아파트 놀이터 현장에서 합동 감식을 할 방침입니다.

앞서 경찰은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점검일지 등 관련 서류를 확보하고, 관리소장 등 아파트 관계자를 상대로 1차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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