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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 산불 연기, 가스레인지, 코로나로 알 수 있는 공기에 대한 진실

[뉴욕타임스 칼럼] By 린지 마르 박사

6월 7일 오전 5시부터 오후 3시까지 뉴욕 스카이라인을 가린 캐나다 산불 연기의 타임랩스 비디오 출처: EarthCam
 

*린지 마르 박사는 버지니아테크 공과대학에서 공기 중에 전염되는 바이러스를 연구하는 학자다.
 

공기 중에 떠다니는 아주 작은 바이러스가 일으킨 팬데믹의 시대를 지나, 이제 우리는 공동체와 자연환경을 파괴할 뿐 아니라 어마어마한 양의 연기를 일으켜 바람이 부는 쪽에 사는 수백만 명에게 영향을 미치는 산불을 경험하고 있다. 현재 미국 북동부 상황이다.

팬데믹이 우리에게 대기질에 대해 알려준 것이 속삭임 수준이었다면, 이번 산불은 큰 소리로 고함을 치는 듯하다. 여기에 가스레인지와 더욱 길어진 알레르기 시즌에 대한 우려를 더하면, 우리가 마시는 공기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새로운 공중보건 운동을 지금 당장 시작해도 모자랄 일이다.

대기 오염이 인간의 몸에 해롭다는 사실은 새로운 정보가 아니다. 고대 로마인들도 나무를 태우고 금속을 다룰 때 나오는 "무거운 공기"를 언급한 바 있다. 1948년, 펜실베이니아주 도노라에서 발생한 스모그에 마을 주민 절반 가까이가 피해를 봤고, 당시 사태는 1970년 청정대기법(Clean Air Act) 제정으로 이어졌다. 오늘날 세계보건기구(WHO)는 매년 실내외 대기 오염으로 전 세계에서 약 670만 명이 조기 사망한다고 추산한다.

왜 우리는 공기질을 개선하기 위해 더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을까?

물과 식품이 엄격한 안전 규제를 받지만, 공기는 그렇지 않다. 미국인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국가대기질기준(National Ambient Air Quality Standards)은 실외 대기에는 적용되지만, 우리가 하루 90% 이상의 시간을 보내는 실내에 적용되는 공기질 기준은 존재하지도 않는다. 산불 연기가 속수무책 쏟아져 들어올 때는 대기질 기준도 별 의미가 없다.

대기질에 주의를 기울이고, 자원도 갖춘 사람이라면 개선 조치를 취하고 건강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산불 연기 입자는 코로나바이러스를 옮기는 호흡 입자와 같은 크기이므로, 팬데믹 기간에 유용하게 사용한 도구를 그대로 적용하면 된다. 실내에서도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데 사용했던 공기 여과장치를 이용하면 연기 입자를 걸러낼 수 있다. 가장 높은 세기로 틀어놓는 것이 좋겠다. 외출을 피할 수 없다면 최소 95%의 입자를 걸러주는 고품질 N95나 KN95 마스크를 얼굴에 잘 맞게 쓰는 것이 좋다. 기체 분자가 마스크를 뚫고 들어올 수 있으므로 연기 냄새가 날 수는 있겠지만 크기가 더 크고, 더 위험한 입자들은 걸러진다.

최근에는 가스레인지와 가스레인지에서 발생하는 오염 물질이 주목받고 있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미립자 오염 물질이 아니라 이산화질소라는 물질이지만, 모든 종류의 스토브, 심지어는 오븐에서 요리하는 행위 자체가 공기 중에 많은 입자를 만들어 낸다. 강력한 배기 후드를 사용하면 오염 물질을 제거할 수 있지만, 이런 간단한 설비조차 없는 주방이 많다.

사실 대기질 개선은 개인의 실천에만 맡길 수 없는 문제다. 산불 연기와 같은 대기 오염은 단기적으로 기침, 눈 통증, 두통, 호흡 곤란과 같은 증상을 일으킨다. 대기 오염에 장시간 노출되면, 심혈관 질환과 암, 천식 및 기타 만성 질환의 위험이 증가한다. 또한 우리가 마시는 공기는 결석과 결근 수, 학업 성취도, 인지 능력과도 연결된다. 모두가 깨끗한 공기를 마시게 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득이 매우 크다는 이야기다.

팬데믹을 거치며 실내 공기질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는 공간에서 감염의 위험성이 높다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대중매체는 환기와 여과로 공기 중 코로나바이러스를 제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백악관은 실내 공기질 개선을 위한 회의를 열었고, 환경보호청(EPA)도 건물 내 공기질 개선을 위한 대책을 발표했다. 학교 등 여러 건물에 환기 및 여과 시설이 필요했기에 연방정부는 이에 필요한 수십억 달러 규모의 예산을 제공했다. 그러나 예산이 집행되는 속도가 너무나 느리다. 아마도 공기질 개선이 가져올 효과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예산 신청 및 집행에 대한 안내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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