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77년 역사의 국제복싱협회, 사실상 IOC에서 퇴출

77년 역사의 국제복싱협회, 사실상 IOC에서 퇴출
전 세계 아마추어 복싱을 관장해 왔던 국제복싱협회(IBA)가 결국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퇴출 통보를 받게 됐습니다.

IOC 집행위원회는 7일(현지시간) 회의를 통해 IBA의 승인을 철회할 것을 권고하기로 결의했습니다.

최종 결정은 22일 예정된 임시 IOC 총회에서 내려지지만, 집행위원회 결정을 추인하는 절차에 불과해 사실상 퇴출 통보를 받았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IOC 집행위원회는 "2021년부터 2023년까지 로드맵을 포함해 실제적이고 효과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IBA에 다양한 기회를 줬지만, IBA는 이를 충족하지 못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냈습니다.

여기에는 "상황이 너무 심각해 올림픽 헌장에 따라 IOC가 IBA를 퇴출하는 게 유일한 결론"이라는 대목도 포함됐습니다.

당장 눈앞으로 닥친 2024 파리올림픽 복싱 종목 운영은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올림픽과 마찬가지로 IOC가 직접 종목을 관장합니다.

IOC는 2028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기초 제안 종목에서 복싱과 역도, 근대 5종 등을 제외해 올림픽에서 아예 종목을 퇴출할 수도 있다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IBA 운영 난맥상이 수면 위로 떠오른 계기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입니다.

당시까지는 프랑스어 약자인 'AIBA'를 정식 명칭으로 썼던 IBA는 리우 올림픽 심판 편파 판정 논란으로 거센 비판을 받았습니다.

여기에 승부조작과 재정난, 마약 범죄자 출신 새 회장 추대 등 총체적인 부실을 드러냈습니다.

결국 IOC는 2019년 6월 총회에서 IBA의 올림픽 주관 국제연맹(IF) 자격을 정지시켰습니다.

이후에도 IOC가 요구한 개혁 기준을 충족해오지 못했던 IBA는 2020년 우마르 크렘레프(러시아)가 새 회장에 오르면서 IOC와 더 큰 마찰을 빚기 시작했습니다.

크렘레프 회장은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의 국제대회 출전을 금지했던 세계적 흐름을 뒤집고 이들의 복싱 대회 출전뿐만 아니라 국기 게양, 국가 연주를 허용했습니다.

게다가 러시아 최대 에너지 회사 가즈프롬을 IBA 스폰서로 들이면서 파국을 향해 치달았습니다.

이번 IOC 집행위원회 결정에 대해 크렘레프 회장은 "우리는 IBA를 투명하고 깨끗하게 만들었고, 이를 국제적인 전문가로부터 인정받았다"면서 "지난 4년 동안 IOC와는 편지와 이메일로만 소통하고, 대면 회의에서 성과를 발표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고 반발했습니다.

이어 "우리는 절차를 지키고도 공정한 평가를 받지 못했다. 관할 법원에 평가를 요구할 것"이라고 예고했습니다.

반면 IBA의 운영에 반발해 미국과 영국 복싱을 주축으로 새롭게 출범한 국제기구 '월드 복싱'은 이번 IOC 결정을 환영했습니다.

월드 복싱은 "복싱이 올림픽에서 퇴출당한다면 치명적인 결과가 될 것이다. 이런 비극이 발생하는 걸 방지하고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