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태원 참사 당시 대응을 부실하게 한 혐의로 구속 수감 중이던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보석으로 풀려났습니다. 당장 오늘(8일)부터 업무에 복귀할 계획인데, 유가족들은 용납할 수 없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박재연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양손에 짐을 든 채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구치소를 나섭니다.
이태원 참사 당시 적절한 안전 대책을 세우지 않아 인명 피해를 키운 혐의 등으로, 지난해 12월 구속된 지 5개월여 만에 보석 석방입니다.
[박희영/서울 용산구청장 : (뒤에 유족들 계신 데 하실 말씀 없으세요?) 너무 죄송하죠.]
구치소 정문에서 기다리던 이태원 유가족들은 사과를 요구하며 강하게 항의했습니다.
[유가족 : 뭘 잘했다고 보석이야 뭘 잘했다고?]
일부 유족들은 계란을 던지기도 했고, 경찰의 통제 속에 박 구청장이 현장을 떠나자 바닥에 주저앉았습니다.
박 구청장은 법원의 보석 심문 과정에서 참사 직후 충격으로 진료를 받고 있고, 수감 후 상태가 나빠져 불안장애와 공황장애 등에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구금 상태에서 풀려나며 박 구청장은 법적으로 직무 복귀가 가능해졌는데, 용산구청 측은 부구청장 권한 대행 체제를 종료하고 당장 오늘부터 박 구청장이 업무에 복귀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유가족들은 박 구청장이 직원들을 회유할 가능성도 제기하며, 용산구청 앞에서 출근을 저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정민/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직무대행 : 저희는 도저히 오늘의 결과를 용납할 수 없고. (박 구청장이) 용산구청장으로서의 직을 절대 수행하지 못하게 저희가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앞서 유가족과 시민대책위는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하는 국회 앞 농성에 돌입했습니다.
(영상취재 : 김남성, 영상편집 : 채철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