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ck] 기자 목소리도 '덜덜', 감독도 '눈물'…모두 울컥한 순간

현지시간 5일 아르헨티나 산티아고 델 에스트로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나이지리아의 U-20 월드컵 8강전이 끝나자, 나이지리아 매체 싸커넷은 자국 대표팀의 패배 소식을 이렇게 전했습니다.

김은중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U-20 축구 대표팀은 이날 열린 나이지리아와의 8강전에서 연장 승부 끝에 1-0으로 승리를 가져오면서 4강행을 확정했습니다.

양측의 파상공세로 연장전까지 이어진 경기는 연장 전반 5분, 주장 이승원의 코너킥이 최석현의 헤더골로 이어지면서 승부를 갈랐습니다. 이른바 '골 넣는 수비수'로 알려진 최석현은 지난 에콰도르전에 이어 2경기 연속 득점을, 이승원은 이번 대회 4번째 도움을 성공시키며 5번째 공격포인트(1골 4도움)를 기록했습니다.

한국 남자 축구가 FIFA 주관 대회에서 4강에 오른 것은 2002년 한일 월드컵, 2012년 런던올림픽, 1983년, 2019년과 올해 열린 U-20 월드컵으로 이번이 다섯 번째입니다.

특히 이번 대회는 지난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4강 진출에 성공하면서, 아시아 최초로 U-20 월드컵 2회 연속 4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뤘습니다.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리고, 대한민국의 4강행이 확정되자 코치진과 선수들은 상기된 얼굴로 서로를 얼싸안고 승리의 기쁨을 나눴습니다.

이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선수와 감독에게 질문을 하는 인터뷰어의 떨리는 목소리 또한 전파를 타면서, 현지의 열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다소 차분한 모습으로 인터뷰에 임한 최석현은 "기분을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좋은 것 같다"라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2경기 연속 헤더골을 넣었는데, 본인만의 비결이 있느냐"는 질문에 최석현은 "비결 같은 건 없다"라며 "(이)승원이가 너무 (코너킥을) 잘 올려줘서 헤딩을 잘 넣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라고 겸손하게 대답했습니다.

김은중 감독 또한 경기 후 인터뷰 중 "21명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며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이어 김은중 감독은 "대회 전까지만 해도 지금 대표팀에 대한 기대가 상대적으로 적었는데, 오히려 이런 평가가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에 "기대보다는 우려가 많았다. 우리 선수들에 대해서 잘 모르기 때문에, 우리 선수들이 그 부분에 대해 속상했었다"며 "잠재력이 있는데, (대회 전에) 꺼내지도 못하고 인정받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 마음이 아팠다. 그래도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진심을 다했고, 어쩌면 선수들이 자기도 모르는 잠재력을 꺼내는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대회가 시작하기 전 김은중호는 앞선 U-20 월드컵 대회들과 달리 이승우나 이강인 같은 속칭 '스타 선수'가 없고, 팀파워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예상과 달리 승승장구하며 새로운 역사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9년 U-20 월드컵 국가대표 팀을 이끌어 FIFA 주관 대회 한국 남자 축구 최고 성적을 거둔 바 있는 정정용 감독은 오늘(5일) 구단을 통해 "4년 전인 우리 때보다 경기력이 훨씬 낫다. 충분히 조직적으로 제대로 준비한 부분이 눈에 보인다"며 격려를 전했습니다.

한편, 유일한 무패팀으로 4강에 오른 우리나라는 아르헨티나 라플라타에서 한국시간 9일 오전 6시 이탈리아와 맞붙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