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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 쉿, 남극의 '잠자는 거인'을 깨우지 마세요

[극적인 사람들] 동남극 빙하가 모두 녹는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지구상에서 가장 북쪽과 남쪽 끝 극단적인 곳에서 극한 체험하면서 연구하는 '극적인 사람들'. 보통 사람들은 일생에 한 번 가기도 힘든 남극과 북극을 수시로 오가며 연구 활동을 펼치는 극지연구소 사람들과 스프의 콜라보 프로젝트! 기후 변화의 최전선에 있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글: 진경 극지연구소 빙하환경연구본부 책임연구원)
 

남극은 다른 대륙으로 멀리 떨어져 고립되어 있는 지역이기 때문에, 남극의 변화가 과연 나에게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나 하는 궁금증을 가지신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해양과 대기 순환이 끊임없이 남극의 영향을 널리 전파하기 때문에 그 변화는 주변 지역뿐만 아니라 멀리 떨어져 있는 열대 지역, 나아가 적도 넘어 17,000km 떨어져 있는 우리나라에까지 그 영향과 파급력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특히 남극이 녹아 발생하는 해수면 상승은 전 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되어, 3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해수면 상승에 취약한 우리나라의 연안 도시들에 피해가 커질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인간 활동에 기인한 지구 온난화 또한 사람이 살지 않는 남극에까지 큰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온난화에 맞서는 지구의 자기조절기작

서남극과 동남극의 얼음량에 따른 전지구 해수면 상승 비교. 서남극에서 가장 빠르게 녹고 있는 스웨이트 빙하(분홍)와 동남극에서 가장 빠르게 녹고 있는 윌크스 빙하분지(노랑)와 한반도 크기(회색) 비교
현재 남극에서 가장 빠르게 녹고 있는 서남극 지역은 지구 온난화 때문에 남극 지역의 온도가 상승하고 따뜻해진 바닷물이 빙붕을 녹임으로써 2km 이상 속도로 바다로 흘러 들어가 얼음이 빠르게 유실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서 지구는 스스로 '자기조절기작'을 통해 지구 온난화의 영향을 늦추는 방어를 하고 있습니다.

열대 태평양에서 아주 강한 엘니뇨가 발생하면, 그로 인한 대기의 파동이 남극 대기에까지 전파되어 서남극 지역에 평소보다 더 많은 눈을 내리고 이 때문에 서남극 얼음 질량의 손실이 지연되는 현상을 초래하는 것이 한 일례입니다. 이렇게 기특하게 지구 온난화에 스스로 대응하고 있는 우리 지구! 그런데 이러한 방어가 언제까지 지구 온난화 때문에 남극이 녹아내리는 것을 막을 수 있을까요?
 

관측과 모델을 통해 본 남극의 미래는

남극 난센 빙붕에서 얼음 하부가 녹는 속도를 관측 중인 진경 책임연구원
극지연구소에서는 미래의 남극 변화를 예측하기 위해서 빙상 거동모델을 사용하여 미래 빙상이 어디에서 얼마나 어떻게 녹을지 예측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전지구모델을 사용하여 빙하가 녹아 흘러나온 융빙수가 어떻게 다른 지역에까지 영향을 미치는지, 또는 다른 지역의 기후 변화가 어떻게 남극이 녹는 속도를 좌우하는지 예측하고 있습니다. 남극 현장 관측을 통해 얻은 관측 자료를 이러한 수치모델의 입력값으로 사용함으로써 보다 정확한 미래 예측 시나리오를 생산하는 데에 기여하게 됩니다.

남극이 녹아 동아시아·한반도가 더워지는 메커니즘 3차원 모식도
이렇게 현장 관측과 모델을 통해 미래 남극의 변화를 전망해 본 결과 남극의 미래는 그리 낙관적이지 않습니다. 온난화가 심화될수록 서남극 빙하의 융빙은 가속화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지구 온난화가 산업혁명 이전 대비 1.5도를 넘어서게 되면 아주 강한 엘니뇨가 발생하더라도 서남극 강설은 더 이상 증가하지 않게 되어 그동안 서남극이 녹는 속도를 지연시켜 온 자기조절기작이 영영 사라지게 됩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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