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정신 아니었다, 죄송"…23살 정유정 검찰 송치

<앵커>

부산에서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는 정유정이 오늘(2일) 오전 검찰에 넘겨졌습니다. 정유정은 피해자 유가족들에게 죄송하다며 "제정신이 아니었다"고 말했습니다.

송인호 기자입니다.

<기자>

정유정은 오늘 오전 검은 모자와 마스크를 쓴 상태로 경찰서 유치장을 나섰습니다.

검찰 송치 전 피해자와 유가족들에게 죄송하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정유정(23)/20대 여성 살해 피의자 : 피해자와 유가족들에게 정말 죄송합니다.]

실종 사건으로 위장하려 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정유정(23)/20대 여성 살해 피의자 : 제정신이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어제 본인의 신상이 공개된 것과 관련해선 검찰 조사에 성실이 임하겠다며 말을 아꼈습니다.

취업준비생이던 정유정은 지난달 26일 오후 부산 금정구에 있는 피해자 집에서 흉기로 또래 여성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유기한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정유정은 과외 알선 앱을 통해 중학교 3학년 딸의 영어 과외 교사를 구한다며 피해자 집을 찾아갔는데, 중학생처럼 보이기 위해 중고로 산 교복을 입은 상태였습니다.

범행 후에는 실종 상태인 것처럼 꾸미기 위해 피해자 신분증과 휴대전화 등을 시신과 함께 낙동강 풀숲에 유기하려다 택시 기사의 신고로 붙잡혔습니다.

우발적 범행이었다고 주장하던 정유정은 그제 경찰 조사에서 평소 범죄 수사 프로그램에 관심이 많았고 살인에 대한 충동을 느껴 범행했다고 자백했습니다.

또 범행 석 달 전부터 '시신 없는 살인' 등 관련 내용을 집중적으로 검색하는 등 살인과 시신 유기 방법까지 사전에 계획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앞서 경찰은 어제 신상정보 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범죄의 중대성과 잔인성, 공공의 이익 등을 고려해 정유정의 신상을 공개했습니다.

(영상취재 : 정경문, 영상편집 : 윤태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