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핵군축 협정 이행 중단한 러에 핵 사찰 · 정보제공 중단 맞대응

미국이 핵군축 조약인 신전략무기감축협정, '뉴 스타트' 참여를 중단한 러시아에 맞서 미국도 협정상의 의무 이행을 중단한다고 통보했습니다.

미 국무부는 러시아의 뉴스타트 협정 이행 중단에 상응하는 합법적인 대응을 하겠다면서 협정에 따라 서로 통보하게 돼 있는 미사일과 발사대 등의 상태나 위치를 이날부터 업데이트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2011년에 발효한 뉴 스타트는 미국과 러시아가 각각 배치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전략폭격기에 탑재할 수 있는 핵탄두를 1천550개로 제한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양국은 협정 준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상대국 핵시설을 사찰하고 1년에 두 번 각자 배치한 핵탄두와 운반체 숫자 등을 공유하게 돼 있지만 러시아는 지난 2월 뉴 스타트 참여 중단을 선언했습니다.

이에 미국도 지난 3월에 핵탄두 숫자 등을 러시아에 제공하지 않았으며 대신 투명성 차원이라며 지난달 국무부 홈페이지에 숫자를 공개했습니다.

국무부는 러시아가 협정에 복귀할 때까지 미국 영토의 핵시설에 대한 러시아의 사찰을 허용하지 않을 것임을 러시아에 통보했다고 밝혔습니다.

국무부는 미국이 2022년 6월부터 러시아의 사찰을 수용할 준비가 됐으나 러시아가 그 권리를 이행하지 않으면서 미국의 러시아 시설 사찰을 거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미국은 또 협정에 따라 교환하게 돼 있는 ICBM과 SLBM 발사의 원격 계측 정보도 제공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1988년과 1989년 체결한 협정에 따라 서로 하기로 한 ICBM 및 SLBM 발사와 전략훈련과 관련한 통보는 계속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사진=EPA,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