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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껏 대피했더니'…문 잠기고 쓰레기 방치된 백령 대피소

'기껏 대피했더니'…문 잠기고 쓰레기 방치된 백령 대피소
북한의 우주발사체 발사로 경계경보가 발령된 당시 서해 최북단 백령도 대피소의 문이 잠겨 있는 등 시설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오늘(1일) 인천시 옹진군과 주민 등에 따르면 어제 오전 6시 29분쯤 백령도 일대에 경계경보가 발령돼 섬 대피소 29곳으로 주민 500여 명이 대피했습니다.

당시 백령면사무소는 직원 20여 명을 각 대피소로 보내 문을 개방했습니다.

그러나 이 중 진촌2리에 있는 6호 대피소는 평소 이곳을 사물놀이 연습 공간으로 쓰는 주민 동호회가 출입문을 숫자 자물쇠로 잠근 탓에 문이 열리지 않았습니다.

주민들의 항의를 받은 백령면사무소 측이 10분가량 뒤 잠겨 있던 대피소 문을 열었으나, 대피소 안에는 소주병과 캔맥주 등 쓰레기가 든 봉투도 방치돼 있었습니다.

다른 대피소들 역시 잠금은 해제됐지만 두꺼운 철문이 잘 열리지 않아 일부 주민이 대피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했습니다.

백령도 주민 A 씨는 "대피소 철문이 30㎝가량으로 두꺼워 사람 2∼3명이 잡아당겨도 안 열릴 만큼 무겁다"며 "노인이 대부분인 섬이라 대피소 문도 열기 힘든 형편"이라고 말했습니다.

옹진군은 정부가 내린 민방위 업무 지침에 따라 주민대피시설을 평소에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 지침은 적치물을 방치하거나 임의대로 시설을 설치하지 않는 선에서 주민들이 대피소를 평소에도 활용할 수 있게 했습니다.

이에 백령도에서 활동하는 동호회 3∼4곳도 평소 대피소를 연습이나 모임 공간으로 쓰고 있습니다.

그러나 백령도 대피소 29곳을 관리하는 인력은 기간제 2명과 면사무소 공무직 1명에 불과해 관리 공백이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에 옹진군은 비슷한 상황이 재발하지 않도록 조치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옹진군 관계자는 "대피소에 쓰레기를 방치하는 등 미비하게 관리하는 동호회는 공간을 쓸 수 없도록 하는 공문을 면사무소에 보냈다"며 "대피소를 제대로 관리할 수 있도록 앞으로 점검을 강화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북한이 어제 오전 6시 29분쯤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남쪽으로 발사체 1발을 발사하면서 백령도 일대에 경계경보 사이렌이 20분 넘게 울렸습니다.

(사진=백령도 심효신 통신원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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