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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 30cm 퍼트에 날아가버린 상금 4,800만 원

[별별스포츠+] "드라이브샷은 쇼, 퍼팅은 돈"

'김민별' 선수
흔히 "드라이브샷은 쇼이고 퍼팅은 돈이다"는 말을 많이 합니다. 호쾌한 드라이브샷이나 아주 짧은 퍼트 모두 1타이기 때문에 퍼팅이 스코어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의미입니다.

올해 들어 퍼팅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느끼고 있는 선수는 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데뷔한 '슈퍼 루키' 김민별(19세) 선수일 것입니다. 김민별은 초등학교 6학년 때 국가대표 상비군에 뽑혀 화제가 됐고, 주니어 대회에서 20차례 이상 우승하며 주목을 받은 데 이어 KLPGA투어 시드 순위전에서는 1위까지 차지하며 대성할 재목으로 꼽혔습니다.
 

악몽의 30cm 퍼트 실패

스프 별별스포츠 (사진=연합뉴스)
지난 4월 16일 경기도 여주시 페럼클럽에서는 KLPGA 투어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 최종라운드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김민별은 막판까지 이주미와 우승을 다투고 있었습니다. 이주미가 합계 11언더파, 김민별은 합계 10언더파로 1타 차였습니다.

파5 18번홀에서 이주미가 세 번째 웨지 샷을 핀 1m 안에 떨궜습니다. 김민별의 샷은 2.5m에 붙었습니다. 이주미가 버디를 할 가능성이 90%가 넘었기 때문에 우승은 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김민별이 2.5m 버디 퍼트를 넣으면 단독 2위로 대회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김민별은 세심하게 그린을 살핀 뒤 버디 퍼트를 시도했습니다. 그러나 공은 30cm를 지나쳤습니다. 김민별의 얼굴에는 실망한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그 뒤가 더 문제였습니다.

스프 별별스포츠 (사진=연합뉴스)
김민별은 마크도 하지 않고 30cm 파 퍼트를 무심코 툭 쳤습니다. 그런데 공은 홀 오른쪽을 스치고 30cm 이상 흘렀습니다. 김민별은 망연자실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프로골퍼가 그렇게 짧은 퍼트를 놓칠 확률은 1% 미만인데, 김민별이 결정적인 순간에 말도 안 되는 실수를 저지른 것입니다.

모든 사람의 예상대로 30cm 파 퍼트를 넣었으면 박현경과 공동 2위가 돼 상금 9,500만 원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이없이 보기에 그치며 합계 9언더파로 박민지, 이가영, 김수지, 전예성과 공동 3위가 돼 상금 4,700만 원을 손에 쥐는데 그쳤습니다. 결국 30cm 퍼트 실수로 4,800만 원을 날린 것입니다.
 

2주 연속 짧은 퍼트 실수

'김민별' 선수
김민별의 악몽은 이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1주일 뒤인 4월 23일 넥센 세인트나인 마스터즈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재연됐습니다. 김민별은 마지막 18번 홀에서 4m 파 퍼트를 남기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파 퍼트는 들어가지 않았고 다시 80cm가 남았습니다. 김민별은 짧은 보기 퍼트를 앞두고 1주일 전의 악몽이 생각났는지 어이없이 홀 왼쪽으로 치고 말았습니다. 1타가 아쉬운 마지막 홀에서 결국 더블 보기.

보기로 막았으면 단독 4위가 될 수 있었는데 치명적인 더블보기를 범해 다른 2명과 함께 공동 4위에 머물렀습니다. 상금에서도 크게 손해를 본 것은 물론입니다.
 

3주 연속 1m 퍼트에 울고 웃고

국내 여자 프로골프에서 퍼팅의 중요성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준 것은 4년 전입니다. 1m 안팎의 짧은 퍼트의 성공 여부가 3주 연속 우승자를 가렸기 때문입니다.

2019 시즌 KLPGA 국내 개막전 우승, '조아연' 선수
2019년 4월 7일 제주 서귀포의 롯데 스카이힐 골프장에서는 2019 시즌 KLPGA 국내 개막전인 롯데렌터카 여자오픈 최종라운드가 열렸습니다. '특급 신인' 조아연 선수가 합계 9언더파로 먼저 경기를 끝낸 뒤 다른 선수들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장타자로 이름난 김민선(김시원으로 개명) 선수가 파5 18번 홀에서 세 번째 어프로치샷을 절묘하게 핀 1m에 붙였습니다. 버디 퍼트를 넣으면 조아연 선수와 동타가 돼 연장전을 통해 우승을 노릴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김민선의 버디 퍼트는 홀 왼쪽을 그대로 지나쳤습니다. 그린 주위에서 이 장면을 지켜보고 있던 조아연은 2008년 유소연 선수 이후 11년 만에 신인으로 개막전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기쁨을 맛봤습니다. 반면 맥이 풀린 김민선은 1m 정도의 파 퍼트마저 넣지 못해 2위도 하지 못한 채 공동 3위로 대회를 마쳤습니다.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 우승, '조정민' 선수
꼭 1주일 뒤인 그해 4월 14일 울산의 보라 컨트리클럽에서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 마지막 라운드가 열렸습니다. 한 홀을 남기고 김보아 선수는 합계 7언더파로 1타 차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김보아는 파4 18번 홀에서 1m 파 퍼트에 실패해 6언더파로 내려앉았습니다. 공이 야속하게도 홀을 거의 한 바퀴 돌아 나온 것입니다.

이후 챔피언 조에서 경기한 조정민 선수가 두 번째 샷을 핀 1m에 붙였습니다. 김보아가 파 퍼트를 한 곳과 거의 비슷한 자리에 공을 떨군 것입니다. 김보아와 달리 조정민은 1m 버디 퍼트를 놓치지 않고 넣어 합계 7언더파로 시즌 첫 승과 함께 통산 4승째를 거머쥐었습니다. 만약 김보아가 마지막 홀에서 파 퍼트에 성공했다면 결과적으로 조정민과 7언더파 공동 선두를 기록해, 연장전을 통해 우승을 노릴 수 있었던 점을 생각하면 무척 아쉬운 대목이었습니다.

'넥센 세인트나인 마스터즈 2019' 우승, '이승연' 선수
다시 1주일 뒤인 2019년 4월 21일 경남 김해의 가야 컨트리클럽에서 끝난 넥센 세인트나인 마스터즈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습니다. 최종 라운드 마지막 한 홀을 남기고 최예림 선수가 합계 10언더파로 신인 이승연 선수에 1타 앞선 단독 선두였습니다.

그런데 18번 홀에서 최예림은 1.2m 파 퍼트에 실패한 반면, 이승연은 이보다 한 뼘쯤 짧은 1m짜리 버디 퍼트를 집어넣으며 생애 첫 승을 역전 우승으로 장식했습니다. 최예림이 파 퍼트를 한 자리가 이승연과 거의 비슷한 데다 경사가 별로 없는 곳이어서 더욱 뼈아팠습니다. 아쉽게도 최예림은 지금까지 준우승 5번을 했지만 우승은 한 번도 하지 못했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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