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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 삼척 산불이 불러온 비극…산양들 경쟁에 내몰린다

<앵커>

지난해 대형 산불이 났던 경북 울진과 강원 삼척 일대는 천연기념물인 산양이 많이 사는 곳입니다. 서식지가 불에 타버린 뒤 산양들의 삶도 달라졌습니다.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 조재근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산길에 나타난 산양 1마리, 카메라를 경계하는 듯 한참을 지켜보다가 지나갑니다.

2마리 또는 3마리가 한꺼번에 모습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울진 산불 피해 지역의 서쪽인 삼척 응봉산 일대에서 최근 촬영된 모습입니다.

녹색연합 조사 결과 3.5km 구간에서 200곳 넘게 산양 배설물이 발견됐습니다.

1년 전보다 5배 가까이 증가한 것인데, 산불로 서식지를 잃은 산양들이 이동해온 것으로 추정됩니다.

[김원호/녹색연합 자연생태팀 : 산불 피해지의 서식 환경이 안 좋아져서 그 산불을 피해서 생존한 개체들이 이쪽으로 밀집하게 될 수밖에 없을 텐데요. 원래 이곳에 살던 산양들도 서식지 경쟁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산양과 배설물은 주로 능선과 탐방로 주변에서 발견됐습니다.

탐방로에 설치된 무인센서카메라에 많게는 한 달에 20번 정도 산양이 촬영됐는데 그만큼 탐방로를 자주 이용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산불 조심 기간이 끝나고 본격적인 등산철이 되면서 탐방객들과의 접촉이 우려됩니다.

[박은정/녹색연합 자연생태팀장 : 사람들이 계속해서 유입이 되고 시간과 기간 상관없이 들어오다 보면 산양이 스트레스를 받거나 먹이 활동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고….]

입산 예약제를 도입해 등산객들의 출입 시기와 인원을 제한하고 산불로 피해를 본 산양 서식지에 대한 빠른 생태 복원과 면밀한 추적 조사가 필요해 보입니다.

(영상취재 : 허춘, 화면제공 : 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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