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시간으로 지난 23일 첼시 플라워쇼 측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황지해 작가가 지리산에서 영감을 얻은 정원 '백만 년 전으로부터 온 편지'로 쇼 가든 부문 금상에 선정됐다"고 밝혔습니다.
1913년부터 전통을 이어온 '첼시 플라워쇼'는 새로 개발된 꽃과 정원, 관련 제품 등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세계적인 정원 및 원예 박람회로, 정원 예술가들의 '꿈의 무대'로 불립니다.

'백만 년 전으로부터 온 편지'는 지리산 약초 군락을 모티브로 설계한 정원으로, 토종 식물 300여 종과 바위로 원시적 자연 풍경을 재현해 '자연과 인간의 공생'이라는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황지해 작가의 이번 출품작은 총 12개 후보 중 유일하게 해외를 배경으로 한 작품으로, 이례적으로 영국 국왕이 둘러보고 찬사를 보내 주목받았습니다.
당시 찰스 3세 국왕은 황 작가의 정원을 찾아 약 7분간 작품 설명을 들으며 보는 내내 "훌륭하다"며 감탄했고, 이에 감동한 황 작가가 "안아 봐도 되냐"고 묻자 "물론이다"라고 답하고 웃으며 포옹해 화제가 됐습니다.

11년 만에 첼시 플라워쇼에 복귀한 황지해 작가는 올해 출품작으로 금상을 수상하면서 총 3번 정상에 올랐습니다.
그는 첫 출전한 2011년 '해우소 가는 길'로 아티즈 가든 부문 금상과 최고상을 동시에 수상하면서 실력을 입증했습니다. 2개 상 모두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결정된 것이었습니다.
다음 해인 2012년에는 '고요한 시간 : DMZ 금지된 정원'으로 쇼 가든 부문 전체 최고상(회장상)과 금상을 동시에 받으며 국내외에서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수상 후 인터뷰에서 황지해 작가는 "10년 전에 영국에서는 한국 정원을 몰랐다"며 "'해우소'와 'DMZ'에 이어 '지리산'까지 수상하며 한국 정원이 확실히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사진= RHS - Royal Horticultural Society 공식 홈페이지·페이스북,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