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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요가 카펫? 바닥에 눕지"…승객 실수 조롱한 승무원들

<앵커>

홍콩 항공사 승무원들이 중국 승객을 험담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중국에서 비난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중국인을 깔본거라면서 홍콩의 반체제 문제로까지 번지자, 항공사는 승무원을 해고했습니다.

베이징 정영태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21일 홍콩 최대 항공사 캐세이퍼시픽 여객기 안에서 중국 본토 승객이 홍콩 출신 승무원에게 담요를 요청했습니다.

그런데 영어로 블랭킷이 아니라 카펫이라고 잘못 말하자, 승무원끼리 험담을 주고받았습니다.

[홍콩 캐세이퍼시픽 항공 승무원 : 영어로 담요라고 말하지 못하면 담요를 받을 수가 없지.]

[홍콩 캐세이퍼시픽 항공 승무원 : 맞아. 카펫은 바닥에 있잖아. 카펫을 원한다면 그냥 바닥에 누워도 되지.]

험담은 녹음됐고 공개되자, 발칵 뒤집어졌습니다.

홍콩 말인 광둥어를 모르는 중국 본토 승객도 '사람 말을 못 알아 듣는다'며 조롱했다는 내용까지 더해졌습니다.

중국 SNS를 달군 비난에 관영매체들까지 가세했습니다.

[중국 인민일보 SNS 계정 : 서양인을 숭배하고 홍콩인은 존중하지만, 본토인을 깔보는 우월감이 회사 문화에 남아 있는 것 같네요.]

관영매체들은 과거 홍콩 민주화 시위와 파업에 이 항공사 직원들이 대거 참여했던 일까지 거론하면서 홍콩 보안법 시행 이후 반중 세력이 조용한 것 같지만 어두운 곳에 칩거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승무원 개인의 잘못을 넘어 반체제 세력 문제로 확대한 겁니다.

항공사는 두 차례 사과 성명에도 논란이 가라앉지 않자 CEO가 직접 사과하고 관련 승무원 3명을 해고했습니다.

하지만 본토인을 깔보는 사고방식은 홍콩의 뿌리 깊은 문제며, 정부가 나서 식민주의 사고방식을 뜯어고쳐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결국 홍콩 행정장관까지 항공사에 재발방지를 요구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논란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최덕현, 영상편집 : 김병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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