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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 그런 게 '쿨'해 보였겠지만…'대마초 합법화'는 큰 실수다

By 로스 두댓 (뉴욕타임스 칼럼)

스프 NYT
 
*로스 두댓은 오피니언 칼럼니스트다.
 

문화 전쟁에서 승리하는 여러 방법 가운데 가장 매끄러운 것을 꼽자면, 상대편을 가망 없이 쿨하지 못한 집단으로 보이게 만드는 것이다. 대마초 합법화 운동이 택한 전략도 바로 이것이었다. 마약과의 전쟁이 과열됐다는 도덕적인 주장과 대마초의 잠재적인 이점에 대한 의학적 쟁점도 물론 있었지만, 지배적인 구도는 '쿨한 사람들' 대 '꽉 막힌 사람들', 혹은 '여유로운 미래' 대 '스키너 교장(만화 "심슨 가족"의 캐릭터)의 과거'에 가까웠다.

최근 조사에서 합법화 찬성 답변이 2/3에 달할 만큼 여론은 분명해졌으니, 이제 와서 반대 의견을 내는 일은 약간 무의미해 보일 지경이 됐다. 온건한 반대 의견을 내는 이들조차 미안해하는 태도와 방어적인 자세를 취한다. '약에 취할 권리를 부인하는 건 당연히 아닌데, 동네에 대마초 냄새가 진동하면 좀 그렇지 않을까요...?', '제가 마약 단속반은 아니지만, 뉴욕에 무허가 대마초 딜러가 너무 많으면 조금 곤란하지 않을까요?' 하는 식이다.

이 모든 상황이 의미하는 바는 이렇다. 나처럼 꽉 막힌 사람에게는 너무나도 자명해 보이는 진실을 기존의 통념이 받아들이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진실은 다음과 같다. 지금까지 우리가 추진해 온 대마초 합법화는 실패한 정책이자, 잠재적인 사회적 재앙이며 명백한 실수다.

꽉 막힌 이들의 주장을 가장 훌륭하게 담아낸 글로는 단연 맨해튼연구소(Manhattan Institute) 소속 찰스 페인 리먼의 글을 꼽을 수 있다. 이 글에서 리먼은 자신이 젊은 자유주의자에서 나이든 금지론자로 진화한 여정을 소개한다. 물론 이 글도 엄격한 자유주의자, 즉 성인은 펜타닐을 제외한 거의 모든 종류의 약물을 거래하고 즐길 수 있어야 하며, 그 어떤 2차적인 사회적 결과도 이 권리를 침해하는 것을 정당화할 수 없다는 원칙을 굳게 믿는 사람을 설득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리만은 대마초 합법화의 2차 효과가 비관론자와 회의론자들의 주장에 얼마나 힘을 실어주는지를 자세하게 설명한다. 첫째, 사법정의 측면에서 대마초 합법화가 비폭력 범죄자 양산을 막아 미국의 수감 인구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에는 언제나 과장된 구석이 있었다.

대마초 문제로 수감되는 사람의 수는 가장 많았을 때조차 전체 수감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높지 않았다. 리먼은 합법화로 인해 치안 활동에서 나타나는 인종차별적 패턴이 줄어들었다는 확실한 근거가 어디에도 없다고 주장한다. 경찰은 더 심각한 범죄가 의심될 때 수색의 근거로 대마초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고, 법이 바뀌어 대마초를 그런 용도로 사용할 수 없다면 단순히 대마초를 대체할 다른 구실을 찾아내기 때문에 체포율 자체는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합법화가 대량 수감이나 인종 정의에 반드시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없다. 공중 보건에도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합법적인 대마초가 아편계 진통제를 대체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이 있었고, 초기에는 그렇게 볼 만한 근거도 어느 정도 있었지만, 최신 자료가 가리키는 결론은 다르다.

보건경제학 저널(Journal of Health Economics)에 실린 새로운 논문에 따르면, "합법적인 의료용 대마초, 특히 소매점을 통해 구입할 수 있는 대마초가 더 높은 아편성 진통제 관련 사망률과 관련이 있다." 대마초에는 처방을 정당화할 치료 효과가 있지만, 위험성에 대한 근거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이번 달에는 젊은 남성들 사이에서 대마초 집중 사용과 조현병 발병 간 연관성이 높다는 내용의 논문이 나오기도 했다.

조현병처럼 극단적인 경우 말고도 대마초의 위험성을 보여주는 근거는 아주 많다. 헤로인처럼 생사가 오가는 위험성은 아니라 해도, 대마초가 유발하는 생활력 저하, 주의력, 성취 및 동기 부여 저해 등은 수많은 이들의 삶을 망칠 수 있다. 가끔 대마초를 피우는 대부분 흡연자들은 이런 경험을 하지 않겠지만, 합법화가 진행된 이후 습관적 흡연자의 수가 급증했다.

대마초를 가끔 피운다는 사람도 2008년 이후 상당히 늘어났지만, 매일, 또는 거의 매일 피운다는 사람의 수는 그보다 훨씬 더 가파르게 늘어나 미국 내 대마초 흡연 인구 총 5천만 명 가운데 1,600만 명이 이른바 대마초 사용 장애 문제를 겪고 있다.

이론적으로는 이렇게 유감스러운 경향에 대해 기술관료적인 대응을 해볼 수 있다. 이상적으로는 합법화가 효과적인 규제 및 세금 정책과 함께 가야 한다. 리먼도 지적하듯 합법적인 시장에서는 세금을 올려 사용자들이 이용을 덜 하도록 유도함으로써 중독 문제를 해소하는 것이 이론적으로 가능하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오랜 금지 조치로 인해 존재하는 넓고 깊은 불법 시장이 합법 시장보다 낮은 가격에 물건을 공급할 준비가 되어있다. 따라서 합법 시장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규제에 순응하게 하려면 불법 시장 단속을 더욱 강화해야 하지만, 이는 어렵고 비용이 많이 드는 일일 뿐 아니라 합법화 찬성파의 '쿨한 바이브'와도 상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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