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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기억 생긴 챗GPT, "나랑 데이트?" 인간이 됐다

<앵커>

인공지능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어색한 답을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최근 개발자들이 인공지능을 더 사람처럼 만드는 방법을 찾았습니다. 사람과 나눴던 대화를 기억하게 했더니, 자기들끼리 정보를 주고받거나 토론까지 나눴습니다.

정반석 기자가 이 내용 취재했습니다.

<기자>

국내 게임회사가 인공지능을 연구하기 위해 만든 가상 공간입니다.

인간 플레이어를 돕는 게임 캐릭터들에게 챗GPT를 심어봤습니다.

캐릭터에게 말을 걸자,

[(넌 직업이 뭐야?) 기타 연주하고 노래 부르는 걸 좋아해요. 후후 (난 BTS 좋아해, 너도 좋아해?) 아, BTS? 좋아하지 않아. 난 링고 스타가 좋아.]

미리 정해진 대사만 반복하는 기존 캐릭터와는 반응이 다릅니다.

[(미유야 기다려.) 그래, 널 따라다니며 대기할게. (적을 무찔러줘.) 알았어, 적들을 공격할게.]

특히 캐릭터들이 인간과 나눈 대화나 경험을 스스로 기억하도록 했는데, 그럴수록 캐릭터들은 더욱 인간과 비슷해졌습니다.

이른바 '장기 기억 메커니즘'이 인공지능을 인간처럼 만드는 핵심 열쇠인 셈입니다.

[이강욱/크래프톤 딥러닝본부장 (위스콘신 대학 교수) : 지금까지 나온 기술들의 한계점은 (장기) 기억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기억 모듈에 가장 중요한 대화의 요점을 요약해서 정리하고, 정리한 기억을 다시 활용해서 계속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는 기법을 제안하고….]

사람과 AI 간 소통에서 한발 더 나아가 이런 AI 캐릭터들을 한 곳에 모아 상호 작용을 시켜봤습니다.

미국 스탠퍼드 대학과 구글 연구팀이 가상 공간에 만든 마을입니다.

메모리 스트림, 즉 '기억처리' 시스템을 갖춘 챗GPT 캐릭터 25명을 만들어 함께 살도록 했더니, 자기들끼리 정보를 교환하고 파티에 초청하거나 데이트를 신청했고, 시장 선거에 나온 후보들을 놓고, 토론까지 벌였습니다.

[이사벨라 : 발렌타인데이 파티에 오실래요?]

[조르지오 : 네, 고마워요. 그런데 이번 선거에 누가 나오는지 아세요?]

[이사벨라 : 샘이 나와요. 일자리 창출에 앞장설 훌륭한 후보예요.]

[박준성/스탠퍼드 대학 연구원 (논문 주저자) : 그 아키텍처에는 기억이 들어가 있고, 그 기억에서 일부분을 끌어와서 이제 가장 지금 현실에서 행동해야 되는…. 사람들이 행동하는 거랑 상당히 비슷하다고 생각을 하시면 될 것 같아요.]

인간과 구별할 수 없는 인공지능이 늘어날 경우 산업적 파급력은 상당하겠지만, 윤리 논란도 가열될 걸로 예상됩니다.

[박준성/스탠퍼드 대학 연구원 (논문 주저자) : 가족처럼 관계를 맺고 그 에이전트가 가짜 뉴스를 주입을 해준다든지 그러면 문제가 훨씬 더 심각해지고 확산될 수 있겠죠. 상대편이 AI인지 사람인지 알 수가 없을 때 신뢰를 가장 잃게 된다고 나와 있거든요.]

AI의 사랑 고백이 촉발한 논란에서 보듯, 감정적인 표현은 제약하는 규제를 도입하거나, 선거나 정책에도 개입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 AI 기술 진전과 맞물려 관련 논의도 확산할 전망입니다.

(영상취재 : 오영춘·김세경, 영상편집 : 황지영, CG : 제갈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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